자우림 - 미안해 널 미워해
걔가 처음엔 사주 봐달라고 생시를 알려줬는데, 캡처를 안 해놨다. (천추의 한) 왜냐, 그땐 쥐뿔도 관심 없었으니까... 근데 내가 까먹어서 또 알려달라고 하니 죽어도 안 알려주는 거다.
생시 몰라도, 이제 대충 유추가 될 거 같다. 사주는 태어난 년, 월, 일, 시를 통해 4개의 기둥을 세운다. 생시를 모르면 기둥이 3개다. 기둥 하나당 글자가 2개라 총 8개여야 하는데, 2개가 빈다. 얘가 전공을 토목으로 갔기 때문에, 힌트를 주는 것도 있다. 텁텁한 놈이라서 수 기운은 없을 것이요, 토 하나 금 하나 있을 거 같다.
또 내가 걔한테 당시에 뭐라고 했는지를 통해도 유추할 수 있다만... 당시엔 사주를 잘 몰랐다. 고집이 센 것.. 그건 생시 몰라도 알 수 있다. 해외 가면 좋은 것... 그것도 생시 몰라도 알 수 있다. 내가 뭐라고 했지? 근데 이걸 왜 유추하고 있어야 되지?
얘 말을 잘했다... 말 잘하고 잔소리 심하고. 오케이. 토 하나 금 하나 맞다.
사주는 목, 화, 토, 금, 수라는 오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얘에게 금은 그런 말 잘하는 거, 좋아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는 거 다 해당된다. 금 아니면 화 같다. 화는 얘가 지 입으로 대학 다닐 때 아주 우수했다길래 유추해 본다.
토가 무조건 하나 더 있을 거라 유추하는 이유는, 토 기운이 바로 묻어두는 거, 회피, 억압, 고지식함 다 해당되기 때문이다. 사주로 가족을 이해했듯, 너도 이해한다. 다른 말로 하면 사주를 봐야 비로소 '아하' 이해가 된단 것이기도 한데, (엣헴) 이미 원가족으로 다 해봤다. 이게 누군가를 이해하고 품는 내 방식이다. 이승환의 '세상에 뿌려둔 사랑만큼'이란 노래가 있듯이, 내가 지금 인터넷에 뿌려둔 사랑이 얼만데. 사주라도 뜯고 있어야 버티고 서있지 않겄나.
이 사람은 태산이에요. 산 움직이는 거 보신 분? 무진장 느리다. 대신 한 번 움직이면 안 움직인다. 슈웅 직진하고 돌격하는 나랑 다르다. 엄청나게 고심해서 움직인다. 그래서 나는 그 움직임의 무게를 안다. 나를 끊어낸 그 순간도 엄청 고민한 후였단 걸 안다. 그래서 본인이 나를 끝까지 책임질 자신 없으면 안 움직일 걸 안다.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면 너무 마음 아파서 미치고 팔짝 뛴다. 한 번 터지면 감정이 완전 터져 나올까 봐 회피하고 싶을 마음도 충분히 이해했다. 진짜 1년 반을 이거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냥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