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에 갔다가 집 가는 길이다. 어딘가 다녀온다면 99% 혼자다. 그 1%는 지난달 엄마랑 창덕궁이었다.
'유럽 비교 ㄴㄴ'라고 마음먹었는데도 쉽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혼자 여행 다니는 거 재미없다고 했다. 유럽도 재미없는데, 한국은 오죽할까. 그렇지만 집에만 있기엔 아까운 청춘이라며 나간다. 그리고 맛봤으니 집 간다.
한국 멋지다. 그런데 나는 사우스햄튼 가고 싶다. 오른쪽은 작년 12월 졸업식 갔을 때 찍었다.
저기 살 때는 그냥 집 앞 5분 거리에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는데... 그때도 그게 좋은 거 이미 알고 있었다. '그땐 몰랐지'도 아니다.
오픈런했는데도 줄 서서 들어갔다. 한국에서 이런데 싫은 이유 중 하나가, 줄 세운다고 크게 말하고 관리자들이 날 서있다. 외국은 전혀 본 적 없다. 내가 비교되는 것이 단순히 예쁨이 아니다. 예쁜 건 한국에도 많다.
글이 심각해져서 덧붙이자면, 저거 누가 옆에서 "It looks like sperm."해서 피식했다. 해석 생략한다.
그래도 얻은 건 있다. 체코에서 먹었던 굴나쉬를 다시 먹었다. 사람들이 비싸다고 소시지 먹던데, 나는 간만에 굴나쉬 맛이 궁금했다. 체코에선 분명 허겁지겁 맛있게 먹은 거 같은데, 그래도 비슷하긴 했다. 근데 한국에서 가격도 비슷하면 곤란하다. 더 저렴해야 사람들이 먹지 않을까.
강연.. 클래스.. 연령층 높은 모임만.. 크리스마스 마켓 같은 거 '안돼 안돼'다. 이미 더현대 크리스마스도 혼자 다녀왔다. 안에 마켓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방이 포토존이긴 한데... 예매 티켓팅하던 게 제일 재밌었다.
매년 커플이었거나, 크리스마스에 커플이었던 기억이 좀 있는 사람들은 갑자기 솔로가 되면 한국에선 힘들 거 같다. 난 모든 연말이 혼자였어서 사정이 낫다. 외국은 이렇지 않다. 연령 분포가 비교적 고르다. 한국이었으면 2030 커플만 있을만한 곳에, 6070대도 다 있다. 왜 이렇게 가벼운 연애가 판을 치는지 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오빠한테 들은 얘긴데, 영국인 왈 아시안이 사랑을 알긴 하냐고 해서 오빠가 내 얘기를 했다고 했다. 아하하하. 흔히 한국인이 보기엔 서양인이 가벼울 거 같지만, 내가 보기엔 외국인이 퓨어하다. 그러니까. 영국에 갔으면. 영국 남자를 만났어야지. 한국인. 싫다고. 간 거. 아니었냐.
잘 알겠고, 이게 다 과정이다. 전에 글에서 언급했듯, 서울에서 어디에 마음 붙일 수 있을지 찾아가는 과정이다. 유럽 비슷하게 꾸며놨으면 좀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유럽 음식 하나는 먹었어도 문화 자체가 찐 한국이라 마음에 들 수 없단 걸 발견했다. 최대한 사람 없으려고 월요일 5시 반에 갔는데도 줄 서고, 사람 많고, 재미없게 느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