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랏돈 이용하기는 요가 클래스였다. 사실 요가 클래스인 걸 거의 모르고 갔다. 문자를 다시 한번 살펴보니, 아로마 테라피 요가 & 싱잉볼인데, 나는 어찌 된 탓인지 머릿속에 아로마하고 싱잉볼만 있었다.
그래도... 싱잉볼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일단 요가를 그렇게 오래 하면 내가 따라가질 못한다. 힐링 시간이라고 힘들면 편하게 누워서 쉬어도 된다고 하셨는데 누가 혼자만 쉴 수 있겠나. 그게 바로 나다. 힘들어서 중간중간 포기했다.
신기하게 양 옆이 남자였다. 요가 클래스에 남자도 오다니. 그동안 캔들 만들기 클래스든, 잡지 만들기 클래스든, 다 100% 여자였다.
클래스 전에는 기다리는 대기 공간에 인바디 기계가 있길래 쟀다.
근육 키워야 하는 걸 누가 모르나. 잔소리하는 사람에겐 앞으로 '너도 영어 한다한다하고 공부 안 하잖아' 할 거다. 이제 전형적인 한국인들 다 조져놓겠다. 나는 사람이 적어도 100kg, 120kg가 넘어보이지 않으면, 건강을 위해서 살 빼라는 소리 하지 않기로 사회적 약속을 하면 좋겠다. 노약자를 보면 자리를 양보하는 약속이 되어있듯.
난 내 몸무게에 지금 만족한다. 하지만 누구나 몸무게는 만족이 없다. 늘 더 빼고 싶다. 그래서 내 기준은 이렇다. 갑작스럽게 방송 촬영이 들어왔을 때, 부끄러울 수준만 아니면 된다. 어차피 내가 유명해져서 방송 나올 일이 많이 생기면, 알아서 술술 빠진다. 하지만 갑자기 일주일 뒤 방송이라고 5kg 빼고 그럴 순 없기 때문에, 딱 이 정도 유지해주면 된다.
클래스가 끝나곤 다른 층도 구경했다. 다른 덴 사전 신청으로 이루어져있었고, 한 층에서 '1년 뒤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 보내기'가 있길래 얼른 앉아서 써봤다. 준비하느라 수고 많으셨을텐데, 이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저런 거 어릴 때부터 좋아한다. 근데 정확히 1년 뒤에 잘 도착해야 할텐데. 여의도 집은 2년 전세다. 늦어지면 곤란해요. 2018년부터 이메일로 미래로 편지 보내기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런데 저렇게 직접 보내는 우체통이 당연히 훨씬 좋다. 그것도 무료로. 더 생기면 좋겠다.
나에게 편지까지 야무지게 쓰고, 한 40분 걸어서 할머니 집으로 갔다. 인바디 때문에 충격 받은 건 아니고... 아니다. 영향이 없진 않겠다. 평소 몸무게 숫자 보고 충격 받으면, 노력을 안 해도 배가 안 고프다. 살 빼야겠다고 다짐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자동 신체 반응이다.
할머니가 내 허벅지를 톡 하시더니 "통통하네" 했다. 어... 나 어디서 봤는데. 할머니가 살 쪘다고 하면 아주 망한 거라던데.
그냥 포지셔닝을 아기 돼지로 잡겠다. 최대한 귀여워야지.
비록 아로마나 싱잉볼 중심이 아니라, 요가만 90% 한 거 같아서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늘 이렇게 클래스 찾아 들으러 다니는 게 참 오늘도 즐거웠다. 이번달 이용한 나랏돈이, 사비를 들였다면 한 15만원은 할 거 같다. 청년일 때 많이 누려야 한다. 물론 아직 11년이나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