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타이타닉 OST 'My heart will go on' 노래를 즐겨 듣는다. 이 노래는 초등학교 때 동생이랑 같이 성악 학원에서 배운 노래 중 하나다. 이제는 과연 이 노래를 부를 내공이 쌓였는가. 아직 멀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부르기 시작하면 10년 뒤에는 와인처럼 숙성되어 멋있을 거 같다. 디카프리오가 30대 여자친구를 만날 때쯤이면 되겠지.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 째는, 가사를 마음으로 이해 못 하고 글자만 따라 부르는 시기다. 감정을 흉내낼 순 있어도, 영혼이 없다. 두 번째는, 가사에 매우 이입하여 울면서 부르는 시기다. 마지막은 그냥 다 수용한 느낌으로 담담하면서도 영혼이 실린 시기다.
첫 번째 시기는 그 상태론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언제가 됐든 각성이 필요하다. 겪어봐야 안다... 그게 나의 2023년까지였다. 두 번째 시기는 그 시기를 온전히 느껴봐야 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다. 작년 1월 리사이틀 피드백으로 너무 울면서 감정 과잉으로 부른다는 말을 들었다. '이 사람들이 윤민수, 전성기 때 SG워너비, 옛날 박효신 노래 들어봐야 이게 그냥 동서양 차이인 걸 알지.'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볼맨소리 하면서도 알긴 알았다. 그땐 리허설에서 이미 노래하다가 울어서, 본 무대에서 안 운 걸로 다행이었다. 속으로 매우 울면서 부르면 안 된다.
지금은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감이 느껴진다. 소위 '노래를 가지고 노는' 단계를 원한다. 노래에 집어삼켜지면 안 되고, 내가 노래를 지휘해야 한다.
솔직히 이 노래를 정녕 잘 부르려면 앞으로 5년은 딱 올해처럼 마음의 담을 쌓고 솔로로 지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남들은 '아직 젊은데 아깝게 왜 그러나' 하겠지만, 충분히 너무 가치가 있다.
비유를 하자면, 두 번째 시기는 진짜로 타이타닉 영화처럼 내 목숨 바처 누군가를 살릴 거란 각오와 열정이 뿜뿜 하는 때이고, 세 번째 시기는 그건 너무 당연한 시기다. 당연해서 굳이 그걸 열을 내면서 노래할 필요가 없다.
이 과정을 거치는 게 커버 유튜버와 가수의 차이점이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커버 유튜버 노래를 들으면 그냥 무난하다. 감동과 영혼이 안 느껴진다. 나는 늘 마이크도 보정도 없다. 날 것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두 번째 시기의 날 것보다 이제는 마지막 단계를 보여주려 한다.
P.S. 배경 사진 속 장소는 실제 타이타닉 배가 출항한 장소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