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웬일로 나랏돈으로 운영되는 클래스나 강연이 아닌, 학원 무료 체험을 다녀왔다.
수업이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학원에서 하는 무료 이벤트였다. 보아하니 나처럼 학원 수강생이 아닌데, 다음 달 등록을 염두하고 온 사람들이 있었다.
먼저 극그그그극 E인 선생님이 맞이해 주셨다. 앞사람한테 "선생님 텐션이... I는 쪼그라드는군요.."라고 말했을 정도로, 엄청난 텐션이셨다. 그래도 선생님 덕분인지, 분위기가 따뜻했다.
학원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뱅쇼를 마시면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다. 뱅쇼가 이렇게나 단 음식이었던가. 와인은 써서 거의 안 마시는데, 엄청 단 동시에 썼다. 카드는 다들 남편, 애인, 친구한테 쓰셨다는데 나는.. 말하지 않겠다. 봉투에 넣고 스티커까지 붙여 봉인했다만, 저 봉투를 과연 열 일이 있을까 싶다.
왕초보 반에 가서 복습한다고 생각하고 기초를 다지고 올라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주신 프린트물을 보아하니, 충분히 왕초보 아니고 초급 가는 게 맞는 거 같아서 생각을 바꿨다. 아무래도 처음 가는 학원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레벨을 낮춰 가는 게 어떨까 싶었는데, 생각해 보면 영국 가기 전에 불어 공부를 꽤나 했다. 까먹은 거다. 한번 해둔 건 어디 도망가지 않는다. 아예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에 비해, 습득력이 빠르다.
그렇게 1월 수업을 등록했다. 드디어 내년엔 더욱 '당당하게' 6개 국어라고 말하고 다닐 수 있겠구나. 중급 이상으로 학습하면 이후에는 '프랑스와 건축', '노래로 배우는 프랑스어'와 같은 재미난 수업이 많아 보였다. 빨리 그런 수업 듣고 싶다. 꼭 그 수업들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할 거다. 나는 전부터 대학 수강신청이나, 어학원 수강 시간표 보는 걸 되게 좋아하고 설레했다. 참 특이하다고 생각한다.
불어에 꽂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미 공연에서 '오 샹젤리제'를 거의 매번 부른다. 샹송 레퍼토리를 더 늘리고 싶다. 한국인들이 은근 샹송을 좋아한다. 제목은 몰라도, '이 노래 알아!'하는 샹송이 많다. 그래서 내 공연에 특별함을 더해줄 거다. 둘째, 프랑스가 얼마나 영국과 가깝나. 영국은 아무리 봐도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가야 한다. 솔직히 세 번 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영국만 가면 재미 없으니까, 프랑스도 껴서 가면 좋을 거 같다. 마지막은, 우스갯소리 같겠지만 진짜로 '6개 국어'한다고 말할 때마다 찔린다. 당당해지고 싶다.
예전에 점쟁이가 졸업 후 1-2년은 돈을 벌긴 해도 그걸 번다고 볼 수 없고 공부하는 기간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아유 내가 이제 빨리 돈 벌어야지...' 싶었는데, 이제야 이해했다. 올해는 나에 대해서 더욱 알아가고 공부가 되는 시기였다. 돈은 거의 못 벌었다. 사람이 팔자를 벗어나려고 애쓰면 힘만 든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나에게 투자하고, 내 가치를 높이는 시간으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