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27 프리라이팅
26일 안으로 해결 된다더니.
꿈한테 배신 당했다. 6일날 꿈에서 처음으로 점쟁이가 등장했다. 내 손을 잡고 광명을 찾은듯 "오"하고 놀라며 26일 안으로 "해결"이라고 말했다.
안 해결됐잖아요.
꿈에서 걔 혼자라고 했는데, 요즘 들어 타로를 뽑을 때마다 불길하다. 삼각관계, 삼각관계, 삼각관계로 덮여있다. 이래서 간절한 질문은 스스로 뽑기 힘들다. 불안함이 정말 극심하면 타로가 부정적으로 엉망으로 뽑힐 수도 있다.
유대인 수용소 이야기를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 "크리스마스엔 나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죽었고, 하루하루 그냥 열심히 산 사람들은 살았다고 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엔 나갈 수 있겠지."라고 간절히 꿈꾸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산 사람들은 뭐냐. 나는 뭐냐. '내가 그런 걸 정확히 맞추면 무당해야지. 내가 무당이냐?'하고 아무렇지 않으려해도 어제 이후로 힘들어하고 있다.
오빠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다. Distract me! 부정적인 생각에 몰입되어 땅굴 파는 걸 예로부터 싫어한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니가 한가하니까 자꾸 생각하지.'라는 생각은 나도 든다. 하지만 안다. 그렇게 잠깐 주의가 전환되고 다시 돌아오면, 그 여파가 더 크다.
깨어있는 모든 시간 한 사람만 생각 나는 거 진짜 괴롭다. 그래서 종종 나가서 재미난 일을 하고 온다. 오늘도 그렇게 라이프 드로잉하던 장소에 있던 그 1시간 동안은 해방이었다. 하지만 나오는 순간 바로 덮친다. 심지어 연관도 있다. 걔가 모델이 홀딱 벗고있는데 왜 안 쪽팔리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고 내가 딱 상대도 안 하는 전형적인 한국인처럼 말을 했고, 걔가 날 차단한 다다음날 울면서 영국에서 라이프 드로잉 세션 갔다. 갈 때도 울고, 올 때도 버스에서 다 울었다. 2시간인데 1시간 밖에 못하고 집에 왔다. 이틀 동안 밥을 아예 한 번도 못 먹고 두유만 먹었다. 몇 분에 한 번씩 심장 통증 왔다. (여담 : 병원에서 공황 발작이라고 했다. 죽을 거 같으면 병원에 가야 한다. 난 영국이었으니 어쩔 수 없고. 이후엔 그 2-3일 같았던 적은 없다.)
그 몰입했던 시간 동안은 해방일지언정,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더 크게 맞닥트린다.
오늘은 8시에 일어나서는, 9시, 10시, 11시 계속 시계 보고 자고 시계 보고 자더니 결국 1시까지 잤다. 특별히 어제 늦게 잔 것도 아니었다. '왜 이렇게 침대에서 못 나오지' 하면서도 이미 알았다. 현실 도피다. 종종 그런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그렇게 잠이 쏟아지고 침대에서 못 나온다.
증상이 하나 더 있다. 화장실을 미친듯이 자주 간다. 난 원래도 남들보다 자주 간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극심하면 방금 갔다왔는데 또 가고 싶다.
문제 상황 - 해결 방법 - 결과 배열로 타로를 뽑아봤다. 문제 상황, 소통 안 됨. '그걸 누가 모르냐' 싶지만 그래도 카드가 정확히 뽑혔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해결 방법으론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하라.'라고 나왔다. '타로 안 봐도 알겠다' 싶지 않은가? 그 안 봐도 알겠는 걸 타로를 봐야 그래도 마음이 더 낫다.
2025년을 돌아보는 주제만 해도 참 많은 글을 썼다. 나의 모든 생산적인 행동은 살기 위한 발악이다. 너무 괴로워서. 궁극적으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감옥에 갇힌 기분이다. 당장 100억이 떨어져도 그건 강력한 distraction일 뿐이다. 낮 동안엔 신나게 영국에서 뮤지컬을 보든, 뉴욕에 톰 펠튼을 보러가든 돈 쓰더라도, 밤엔 어차피 돈이 많든 적든 난 누워 있다. 열심히 주의 전환했을 수록 더 강하게 내리 꽂힌다. 즐거울 수 있고, 감사할 수 있고, 기분 좋을 순 있다. 그런 시간을 어떻게든 만드려고 미친듯이 노력한다. 그런데 행복해지진 못할 거 같다. 그게 지난 2년을 발악발악해본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