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뿌리

by 이가연

어젯밤에 갑자기 돌아가신 친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군인이셨다는 것만 알고, 거의 아는 게 없다.


'군번 아는 법'을 찾아보다가, '제적등본'이란 걸 알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발급 방법은 참 간단했다. 그게 뭔진 몰라도 일단 궁금해서 발급받았다. 무료다.



내 이름,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추가확인정보에 '호주 성명'을 체크하고 할아버지 성함을 적으면 된다.


게 뭔지도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알아냈다.


-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성함

- 친할아버지 출생 장소, 주민등록번호

- 친할머니, 할아버지 혼인 신고일


증조할머니 성함을 보고, '아무리 옛날이라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 이름을 이렇게 짓냐..' 싶었다. 한국이 옛날에 여자 아이 이름을 참 대충 지었다. 반면 친할아버지 성함은 그 시대에 굉장히 멋있는 이름이셨다. 증조할머니가 본인 이름이 마음에 안 들어서 아들 이름은 잘 지으셨나 추측도 해본다...


돌아가신 조부모님, 증조부모님에 대해 아무것도 기록을 가진 게 없고, 뭐라도 갖고 있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분명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성함을 접할 일이 아예 없었는데, 찡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궁금한데, 친부모에 대해서 궁금한 수많은 입양인들은 오죽할까. 나도 나의 뿌리에 대해 더 궁금한데, 생이별을 한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어서 마음이 숙연해졌다.



여담으로, 나는 여자라 족보에 이름도 없고, 엄마, 아빠, 남동생은 다 친할아버지 계신 산에 같이 묻힐 수 있는데, 나는 미혼으로 죽어도 못 묻힌다고 했다. 사우스햄튼이랑 마산 앞바다에 나눠서 뿌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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