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가 된다

by 이가연

어지간해서 신체 건강하다는 자부심이 있다. 정신이 아프면 아팠지, 잔병치레는 없었다. 주변에서 콜록콜록거려도 감기에 잘 안 걸렸다.


하지만 정신 건강이 안 좋으면 신체화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가는 증상, 생리통이 원래 없는데 극심해지는 증상, 두통 등이 있다. 나는 정신이 아파서, 신체가 아파지는 게 디폴트다...


그런데 오늘은 감기 몸살이다. 감기 몸살로 약 먹으면 의아하다. 정신 진짜 멀쩡한데.


순간 '이야.. 말이 씨가 된다는 게 딱 이거네' 싶었다. 며칠 전 동생이 감기에 걸렸다. "내가 감기 걸리면 무조건 쟤 때문이다. 내가 어디 나가지도 않는데 감기에 왜 걸리겠냐." 했기 때문이다. 원래 동생은 집에선 잠만 자고 늘 싸돌아다니는데, 요 며칠 내내 집에 있었다. 그래서 동생 얼굴 볼 시간이 많았다.


아파도, '아프다 아프다' 소리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난 감기에 걸려도 목 좀 아프고, 몸살끼 있고 만다. 기침, 콧물에 시달려본 적이 거의 없다. 오늘만 좀 이러고, 내일이면 '아 내가 왜 일정 취소했지. 갈 수 있었는데.' 싶을 수 있다.


또한 하늘이 나의 '미래 일기 쓰기'를 응원해 주는 거란 생각도 든다. 2주 전부터 미래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미래의 내가 쓰는 것처럼 쓰는 일기다. 이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 밝고 좋은 느낌이 나를 휘감아 일상을 지켜주는 느낌이 든다. 어젯밤에는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했다. 소리 내어 읽으면 내 귀로 들으며 더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는 부정적인 목소리에 잠식당하기 쉽다. 어둠을 물리칠 수 있는 건, 빛 밖에 없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을 늘 명심하겠다. 또한 내면의 빛을 발견하고, 선명하게 하는 이 과정에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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