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험이 미친 영향

by 이가연

해외 경험을 하고 나면, 시야가 넓어진다는 말에 도대체 뭐가 어떻게 넓어진다는 건지 궁금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영향받음을 느낀다.


2023년까지는, 서울 안에서만 공연해봤다. 경기도도 거의 지원해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영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기차 타고 근교 여행을 다녔다 보니, 서울에서 창원, 부산에 놀러 기차 타고 가는 건 일도 아니게 되었다. 그리하여 2025년에는 춘천, 강릉, 여수에서 공연할 수 있었다. 이제는 KTX가 안 다니는 도시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마산 옆이네?' 하며.


작년 9월에는 런던과 사우스햄튼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사우스햄튼은 그냥 펍 공연이 아니라, 지역 페스티벌 라인업에 올랐기 때문에 한국에서 공연 경력 제출할 때에도 의미가 있다. 그런 공연 과정이 상당히 쉬웠고, 당연했다. 생각해 보니 나한테나 쉬운 일이지, 보통 사람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3월엔 시드니에 가는데, 그때도 오픈마이크하는 펍 알아봐서 갈 거다. 세계 어느 나라든 가능하다.


유학 중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케이팝쇼 DJ를 맡은 적도 있다. 그 경험이 분명 지금 타로 채널 운영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한국 돌아와서도 라디오를 해보고 싶단 마음에 여기저기 연락을 돌렸지만 기회가 닿지는 않았다. 요즘은 굳이 라디오 방송국에 들어가지 않아도, 유튜브가 방송국이다. 2024년 여름에 너무 힘들어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에 유튜브 채널을 하나 더 만들어하게 되었다. 그랬던 채널로 수익 창출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지금도 불어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어차피 영국이 나에게 고향처럼 각인이 되어서, 영국 갈 때 프랑스도 같이 가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프랑스가 아예 먼 나라 같다면 동기부여가 덜 됐을 것이다. 영국에 있을 때에도 샹송 레퍼토리를 좀 더 늘려보고자 했는데, 당시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때 그 불씨를 심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최근 불어를 다시 공부하며, 레퍼토리를 늘리고 있다. 유럽이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원래 언제까지 끼니를 챙겨 먹어야 하는 거냐며, 알약으로 대체되었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렀다. 잘 먹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특히 지금처럼 아플 때 잘 먹을 수 있는 것, 병원에 바로 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영국에 8개월 밖에 체류해보지 않은 사람치고 감사함을 자주 느낀다.


그래서 단순 여행이 아니라,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살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늘에서 돈이 떨어진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석사를 한 번 더 하거나, 어학연수라도 하는 것이다. 한국은 비자 없이도 어지간한 나라 단기 체류가 다 가능하기 때문에, 여유만 있다면 단기 어학연수라도 추천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설레는 나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