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페스티벌 참여 지원

by 이가연

작년 9월 영국 사우스햄튼 페스티벌은 지역 뮤지션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했다. 그걸 떨어지는 사람이 있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으로 영국 공식 홈페이지에 내 사진과 이력이 올라가서 의미가 깊었다. 오죽했으면 이미 환불 불가한 숙소를 런던에 잡아놨는데도, 왕복 4시간 걸려서 소튼에 왔다 갔다 하는데도 좋았다. 이제는 더 욕심이 생겼다.


그전에도 영국 전역 페스티벌 지원을 안 해본 게 아니다. 2024년부터 이미 다 해봤다. 올해는 다르다. 사주적으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설령 지금까지 숱하게 해도 떨어졌던 공연이라도 과거란 없는 듯이 지원할 거다. 연락이 안 온 건 그때의 나다. 자기소개 쓰는 실력, 경쟁자, 심사위원, 그리고 나의 운까지 전부 다르다. 솔직히 운이 너무 중요하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제일 활발했던 건, 사주로 봐도 가장 그럴 만한 시기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때보다 더 좋다. 공연이 아주 많이 생길 거다.


조건은 있다. 하나 가지고는 안 된다. 돈 주는 것도 아니고, 페스티벌 이력 하나 얻으려고 영국 갈 수는 없다. 최소 두 개는 잡혀야 된다. 벌써 5월에만 다섯 군데를 지원했다. 브라이튼, 맨체스터, 브리스톨 등 영국 전역이다.


작년에 깨달은 점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게, 영국은 일주일 넘게 있으면 욕하기 시작하니까 일주일 넘기면 안 된다. 설령 4박 5일이라도, 자주 가는 게 중요하다. 비행기표는 경유를 이용해서라도 싸게 구할 수 있는데, 문제는 가서 쓰는 돈이다.


경유는 딱 한 번 이용해 봤다. 그땐 당장 당일 영국에 가고 싶어 했기 때문에 선택지가 없었다. 그런데 그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경유 편 비행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예정에 없던 암스테르담 반나절 여행을 했다.


지극히 평범했던 집콕 하루에 갑자기 활력이 생겼다. 지원한 다섯 군데 중에 세 군데가 연락이 와서 런던행 비행기표를 끊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참 많이 겪었다. 이젠 다 잘 될 거다.


다신 혼자 여행 다니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공연은 예외다. 이건 여행이 아니라, 꿈을 위한 투자다. 세계적인 가수가 목표라면, 당연히 최대한 많이 도전해야 할 일이다.


사비를 들여서라도 이렇게 영국 지역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영국 방송국에서 웃으며 얘기하는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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