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동안 영국 페스티벌 16군데에 지원했다. 거의 보이는 족족 다 넣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딱 봐도 록 페스티벌이면 나와 다른 장르이기에 지원하지 않았다.
목표는 5월에 세 군데, 8월에 세 군데 정도 되어서 두 번 가는 것이다. 경험 상, 7월부터 8월 중순까지는 극성수기라 비행기 값뿐만 아니라, 호텔도 비싸다. 8월 말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마침 딱 페스티벌이 8월 말에 다섯 군데나 몰려 있어서 지원했다. 8월 말인데도 벌써 지원서가 마감인 곳들이 있어서 놀랐다. 사실 벌써 마감인 곳은, 그만큼 규모가 크다는 뜻이라 오픈이었어도 가능성이 거의 없다.
2024, 2025년에도 똑같이 겪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이번엔 많이 지원했다. 진심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되면 되고, 안 되면 말고'였지만, 이번에는 꼭 2개 이상 잡혀서 '공연자로서' 영국에 방문하고 싶다.
원래는 7월이나 8월에 있는 영국 음대 여름 캠프 참여를 목표로 했다. 그 생각은 이제 없다. 어느 정도 생각이 접히던 찰나에, 영국 오빠가 그 학교 여름 캠프가 만족도가 낮아서 생각보다 인기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교육은 석사 학위로 충분하다. 여름 캠프는 한국에서 어디 취직할 때 이력서면 모를까, 공연팀 이력으로는 적기에 부적합하다. 또한 말 그대로 이력서에 적을 수 있다는 뜻이지,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물론 이력에 도움이 되려고 고려했던 건 아니다. 더 이상 혼자 '여행' 다니기는 싫어져서, 그리고 워낙 배우는 걸 좋아해서, 앞으로 영국 갈 때는 뭘 좀 배우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 제일 희망하던 게 아니다. 흔히 '현실 가능한 것'부터 생각하게 되는 버릇이 있다. 여름 캠프는 돈만 있으면 신청해서 수업 들으면 된다. 페스티벌은 몇 군데나 연락이 올지, 연락이 오긴 할지 전혀 알 수 없다.
늘 내가 '진짜' 원하던 건, 학생으로 영국 가는 게 아니라, 공연자로 가는 것이었다. 유학 가기 전부터 그랬다. 당장 세계적인 가수가 아니니까, 근데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석사 했다. 일단 해외로 나가고 싶었다. 그러면 기회가 생길 거라고 꿈꿨다. 비록 유학 중에 그렇다 할 뮤지션으로서 기회가 생겼던 건 아니지만, 학교가 아무 기회도 주지 않는 마당에도 혼자서 엄청 찾아서 했다. 한국에서 거의 10년 동안 혼자 쌓은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열정은 원래 있었고, 실력은 점점 쌓여가고, 좋은 일이 가득 생길 것 같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위치가 영국 제각각이라, 네 군데면 이동하기 힘들 수 있어서 딱 세 군데면 적당하다.
앞으로 어떤 공연들이 생길지, 올해 어쩌면 한국도 영국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공연이 생길지, 참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