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우리가 이루지 못할 꿈을 품게 하지 않는다.
시간 차가 있거나, 더 나은 걸 주신다'는 이 이야기를 좋아한다.
20대 초중반 내내 기획사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 겨우 어쩌다 2차 오디션을 보러 가도, 심사위원들이 분명 지금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고 칭찬해줬는데, 왜 연락을 안 주나 싶었다. 사실 그건 내 실력은 충분한데, 회사에 필요한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연락 안 와도 상처받지 말라는 깊은 뜻이었다. 내가 입장을 바꿔도 그랬을 것이다.
작년까지도 수많은 작은 레이블까지 메일을 보냈는데, 최근에야 알았다. 한국 사회와 성향이 아주 안 맞는 나는 내 힘으로 유명해져서 1인 기획사를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외국 레이블하고 앨범 계약을 해야 한다. 한국 기획사는 머리부터 발 끝까지 간섭할 수 있는 반면, 외국 레이블은 딱 그 앨범에 대한 계약만 하기 때문이다.
하늘은 내가 그걸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줬다. 기획사에 들어가길 원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난 늘 내 노래가 유명해지고, 공연이 많이 잡히는 걸 원했다. 그러려면 기획사가 필요한 줄 알았던 것뿐이다.
그래서 방법은 하늘에 맡기기로 했다.
늘 제일 어렵던 부분은 인간관계다. 중학교 때부터 싱어송라이터 꿈을 확고하게 꿨기 때문에, 또래보다 커리어 쪽으로 사고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 친구, 어떤 사랑을 원하는지도 확실히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우정,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누구를 내 옆에 주실지는 하늘에 맡긴다.
그렇다고 '꼭 이 사람이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던 과거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사랑을 이 사람과는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데, 그런 깊이를 가진 또래는 거의 없을 거란 것도, 내가 느낀 직감도, 전부 일리가 있다. 그만큼 상대를 내가 마음 열어본 남자 중 압도적으로 유일하게 대단하고 멋진 사람으로 가치를 뒀다.
그런데 의문이 생겼다. 그동안 경험을 되짚어보니, 방법이 틀렸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15년 영국 리버풀 학사 오디션에 떨어졌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리버풀은 런던에서 너무 멀고, 도시도 작다. 사우스햄튼보다 더 안 맞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영국 유학은 가게 되는데, 방법이 그 방법이 아니었다.
어쨌거나 유명해지고
어쨌거나 내가 원하는 깊이의 사랑을 하는
내 모습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