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런던 내셔널 갤러리 강의에 이어, 오늘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대한 문화센터 원데이 강의를 들었다. 나는 인상주의 또는 아기자기한 일상을 담은, 뭘 그렸는지 한눈에 딱 보이는 전시를 좋아한다. 현대미술과는 안 친하다. 그래서 전시를 좋아함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은 안 가봤다. 런던 테이트 모던도 현대미술과 안 친해서 안 가다가, '아오 내가 그래도 런던을 몇 번을 왔는데, 테이트 모던이 코 앞에 있는데 한 번도 안 가본 건 너무하지 않나' 싶어서 가봤다. 역시나 들어가서 '난 진짜 현대미술이랑 안 맞다'하고 금방 나왔다...
그래서 내 안목을 좀 넓히고 싶었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인상주의와 현대미술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미술관이라고 한다.
칸딘스키의 '구성8'이라는 작품이다. 이건 뭘 봐야 될지 모르겠는 축에 속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그려져 있는 게 많으니까! 적어도 이런 작품은 '흠... 왼쪽 상단에 검은 건 마치 LP판 같군. 블랙홀, 우주 같기도 하네.' 하며 뭐라도 감상할 게 있다.
그런데, 이 그림이 '리듬감'을 표현한 것이고, 클래식 음악과 같이 들으면 좋다는 걸 알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인다. 둥둥 떠다니는 원들은 어쩌다가만 울리는 타악기처럼 느껴진다. 오케스트라를 생각하니,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림이 재밌어졌다.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작품도 나왔다. 행위예술은 이미 지나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는 사진이 미술관에 걸려있다. 이 행위예술가는 인스타였는지, 유튜브였는지 영상을 통해 보고, 신기하단 생각에 더 찾아봤었다. 이 사람을 통해 '행위예술'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대체 예술이 뭐길래. 목숨을 걸만 한가'하는 생각이 들게 한 사람이다. '리듬0'이라는 작품은, 작가가 6시간 동안 그대로 서있고, 테이블엔 자신을 해칠 수도 있는 물건들로 가득 두었다. 깃털, 장미 같은 가벼운 것도 있지만, 칼, 권총처럼 정말 해를 가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아무리 군중심리라고 해도 그렇지,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마네킹이 아니라 사람인 걸 뻔히 알면서 사람을 성추행하고 해할 수 있는지 여전히 이해가 안 된다. 아무리 군중심리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한들, 나는 거기서 미친 짓 하는 사람에게 소리 지를 자신이 있다... 사진 속 저 남자는 심지어 작가의 가슴을 물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추악해질 수 있다'가 아니라 여성 인권이 아직 없었을 1975년의 시대적 배경과 어디서 소문을 듣고 온갖 변태 인간들이 몰려들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사실 그것도 일리가 있지 않나.
고흐의 작품도 있다. 런던, 파리에서 고흐의 작품을 종종 봤는데, '고흐의 정신병이 심해질수록 그림은 아름다워졌다. 고흐는 실제로 세상이 저렇게 뱅글뱅글 돌아가게 보였다'는 말을 들으니 순간 착잡했다. 이 그림에서 주목할 부분은 저기 저 자그마하게 그려져 있는 해바라기라고 하셨다. 해바라기는 고흐가 좀 멀쩡하던 시절에 주로 그리던 것이기 때문이다.
'길이 남을 예술과 정신 건강은 공존할 수가 없나.' 이 생각은 나도 많이 했다. 나 역시도 가장 힘들 때 나온 곡들이 제일 아름답기 때문이다. 작년에 낸 모든 곡들은 정말 그 시기였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고, 다시 안 나올 거 같다. 다시 절대 안 나오길 바라기도 한다.
테이트 모던에 갔다가 금방 나와버린 경험도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공부하고 싶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뉴욕은 현재로서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다. 다다음주에도 뉴욕 다른 미술관 강의를 듣는다. 두 번의 강의를 통해, 뉴욕에 갔을 때 더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