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감에 대하여

by 이가연

나에게는 싱어송라이터, 선생님, 타로 상담사, 유튜버 등 여러 가지 타이틀이 있다. 그중 기억해야 할 건 내가 인간이란 거다. 런던에서 손금 봤을 때도, 내가 탈 인간을 추구하는 건 알겠는데, 인간이란 걸 기억하라고 했다.

나는 직감이 발달했다. 해리포터에서 마법사가 지팡이가 없어도 마법을 부릴 수 있는데 지팡이가 있으면 정교해지는 것처럼, 나도 타로 없이도 직감이 발동하는 걸 느낀다. 특히 안 좋은 직감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다.

그렇지만 인간이다. 환상인지, 직감인지, 불안인지 구분하는 것이 늘 어렵다. 20대 초중반엔 분명 환상이 많았다. 특히 연예인 관련해서 그랬다. 한 연예인에게 팬레터를 50번 이상 보낸 적이 있었다. 그분 노래 커버도 많이 했으니, 내 노래와 유튜브 얘기도 당연히 많이 했다. 그런데 직접 만나서 혹시 들어봤냐고 하니 모른다고 했다. 알 거라고 생각했던 건 환상이다.

연예인처럼 직접 교류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고, 얼굴을 보고 대화해 봤다면 직감일 가능성이 높다. 구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는, 가만히 눈을 감고 이게 직감인지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쓸데없는 불안은 걸러진다.

두 번째는, 과거 경험에 답이 있다. 보통 내가 느낀 게 다 맞다. 과거 경험을 떠올리다 보면, '지금 내가 괜히 환상일까 봐 불안하구나' 알게 된다. 이 글을 쓰면서도 깨달았다. 누군가 날 차단했을까 한 달 반 째 불안해하고 있다. 안 좋은 직감이었으면 진작 느꼈다. 이미 날 차단한 사람 때문에 한 달 반 동안 무슨 말을 해야 내 마음이 잘 전달 될까, 한 마디 한 마디 보내고 앓았을 리 없다. 내가 느낀 건 오히려 내 글을 보는 상대방의 마음 아픔이었다. 그건 예나 지금이나 계속 그래왔다.

직감을 더 믿어줄 거다. 그런 내 직감을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친구도 있다. 지난 2년 동안 곁에서 날 지켜보니, 내 직감이 거의 다 맞다고 그냥 행동하면 될 거 같다고 했다. 남이 날 믿어주는 만큼 날 믿자.



매거진의 이전글두 번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