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메시지가.

by 이가연

상식적으로 카톡 1이 사라지지 않은지, 한달하고도 20일이 지나면, 보통 사람들은 차단했다고 이미 받아들였을 것이다.


난 그러지 않았다. 믿음이 너무 깊었다. 그게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든, 내 영적인 능력에 대한 믿음이든, 다 보고 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안 읽고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믿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충격과 슬픔만 있을 뿐.


그래서 계속 보냈다. 이래서 고맙다는 둥,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라는 .


브런치 글 하나를 쓰더라도, 유튜브 영상 하나를 올리더라도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했다. 하도 올리는 양이 많아서,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보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작년 초부터 그런 믿음으로 글을 써왔다.. 모든 행동 뒤엔 한 사람에 대한 마음이 있었다. 브런치, 유튜브 조회수, 유튜브 라이브 시청자수 하나하나에 그 사람이 숨어 있을 거라 믿었다. 매일 그렇게 살았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가 없어서 오늘은 메시지가 아닌 기프티콘을 보냈다. 선물을 보내면 채팅창에 선물을 보냈다는 메시지가 자동 전송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았다.



아무 것도 모르면 어떡해...


지난 2년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내 모든 행동의 원동력인데. 영국을 4번 갈 동안, 창원을 3번 갈 동안, 19곡을 쓰는 동안, 몇백 개의 글을 쓰는 동안... 하늘, 이 모든 걸 진짜 얘가 모른다면 안 된다. 적어도 모른다는 걸 내가 알았어야지. 모를 수도 있다고 의심이라도 하게 해줬어야지.


적어도 믿음이 그 정도는 아니었어야지. 그렇게 절대 누구도 깰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한 믿음을 갖게 하지 말았어야지. 걔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개인의 자유 의지다. 그런데 하늘은 내가 그런 믿음을 갖게, 정말 말았어야지.


모든 게 하늘의 뜻인 걸 알지만 너무 원망스럽다.


진짜 미친 사람처럼 느껴진다.


예전에 친했던 영국인 친구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공교롭게도 현재 남자친구를 5년 동안 차단했었는데 사귀게 되었다. 그 친구 직업이 심지어 걔 전공과 같다. 그런 친구를 두게 한 것도, 나도 그렇게 5년이고 기다리란 소리로 붙여둔건가 싶다.


어떻게 차단 한 건 알겠는데 아직도 '지금도 아니라니'하는지 모르겠다. 대단한 거 같다. 나도 내 스스로에게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어떻게 나를 차단한지도 모르고 계속 메시지를 보내왔으면서도, '지금은 아니구나' 할까. 하나하나 보낼 때마다 내 부서지던 마음은 어쩌고.



결혼식 당일이던 꿈도 있었는데. 11시에 전화를 하고 있었고, 결혼식은 1시였다. 휴대폰엔 내 xxx 라고 떴고, 그게 걔였고 신랑이었다. 꿈 이야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된 마당에 털어놓는다.


심지어 영국 오빠도 두 번이나 꿈을 꾼 적이 있다고 했다. 그중 한 번은 내가 노래를 부르며 걸어오고 있었고, 옷차림이 딱 결혼식이라 했다.


꿈에 점쟁이가 나와서 26일 안으로 해결 된다던 적이 있었다. 진짜 꿈을 꾼지 26일 뒤, 26분 뒤에 답장을 받아서, 예지몽에 예민해졌다. 점쟁이 님, 26일 뒤에 차단 또 당한다는 뜻이었으면 어떡해요.. 하나도 안 해결됐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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