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혼자 일본, 프라하, 파리, 영국 두 번, 마카오를 갔지만 혼자 여행은 더 이상 고생만 하고 재미없다는 인식만 생겼었다. 이번 여행에서 그걸 뿌리 뽑겠다 다짐했다. 그리고 원하던 대로 그동안과 달랐다. 최고였다.
차라리 영국에선 뭘 먹어야 할지 알고, 한국 음식도 대량 가져가서 잘 먹었다. 호주는 공항에서 검열한다고 괜히 귀찮아질까 봐 먹을 것도 못 가져갔다. 음식에 돈 많이 썼다. 잘 먹어야 힘이 나는데, 그다지 잘 먹지 못했다.
그런데 달랐던 건 크게 두 가지다. 첫 째, 더 이상 누굴 업고 다니질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어딜 가도 등에 한 명을 업고 다닌 느낌이다. 하루 종일 지독하게 누구 생각을 했으니까. 뇌가 쉬질 못 했다. 심장, 전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영국이 아니어도 그랬다. 영국에서 유학할 때 사방이 중국인이었고, 같이 중국 식당에서 밥 먹었어서, 마카오 가서 중국 노래 들리니 힘들었다. 그런데 2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로워졌다. 이렇게 차이가 날 줄 몰랐다.
둘째, 수시로 입꼬리를 의식적으로 올렸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참 도움이 되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진다는 걸 실감했다. 한국 가서도 이 습관 그대로 유지할 거다.
출발 전에 미래 일기에 시드니에서 어떤 하루하루를 보낼 건지 잔뜩 적어놨다. 집 가서 확인하면 소름 돋게 그대로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을 거다. 유학, 미니 앨범처럼 큰 끌어당김이 아니라, 일상 속 끌어당김이 잘 이뤄진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가 더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