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한계를 짓고 있던 거 아니었던가.
혼자라서 왜 바다 수영을 못 하지? 핸드폰은 방수팩에 넣고 목에 걸면 된다. 핸드폰을 모래사장에 던져놓고 들어가란 뜻이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짐은! 짐은 아무렇게나 모래사장에 던져놓냐!' 싶었다. 그런데, 그 또한 어느 친절한 부부가 마침 옆에 있어서 "저 바다에 잠깐 들어갔다 오는 동안 짐 좀 봐주실 수 있나요?" 할 수도 있다. 왜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하지. 걱정이 되면, 해외가 아니라 한국 바닷가라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뭘 잘 안 훔쳐가기로 유명하니까.
또 혼자 못 한다고 생각한 게 뭐가 있을까. 반드시 둘이서 해야 하는, 연애하기, 결혼하기가 아닌 이상 다 할 수 있다. 어제는 크루즈 여행을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혼자 여행 박사라도 그렇지, 크루즈를 어떻게 혼자 타... 싶었다. 그런데 찾아보니 크루즈도 혼자 타고 다닌 사람도 많았다. 어떤 크루즈들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위해서, 싱글룸을 제공한다고 했다. 게다가 나는 발 편한 여행을 원한다. 많이 안 걷는 여행만 하고 싶다. 그럼 크루즈가 딱이다. 바다를 이렇게 좋아하면서.
알아본 적도 한 번 없으면서, '크루즈 여행'이라고 하면 엄청난 돈이 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냥 조금 비싼 호텔 값이었다. 배를 탄다고 해서 돈이 엄청 더 드는 게 아니었다. 내 마음의 고향 영국의 사우스햄튼은, 항구 도시다. 항구 공원에 앉아서 노상 배 출항하는 걸 구경했다. 사우스햄튼에서 출발해서 스페인, 프랑스를 도는 크루즈 코스가 제일 마음에 든다. 이번 여름에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다. 이번에 가서 크루즈 한 5일 타고, 공연도 한 이틀 하고, 하루는 영국 오빠 만나면 딱이겠다.
나처럼 혼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중국, 일본, 등등 나라들을 다 혼자 가본 사람도, '혼자 어떻게 해'하고 막히는 구석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나는 영화, 전시회, 공연 같은 건 혼자 안 보는 게 더 이상하다. 누구랑 같이 본 기억이 잘 없다. 나는 뮤지컬을 한 50번 혼자 볼 동안, '뮤지컬을 어떻게 혼자 봐.' 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안 해보면 모른다. 나도 일 년 뒤에는 '크루즈 여행을 왜 혼자 못 해.'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와 다르고, 한 달 뒤, 일 년 뒤 나는 내가 감히 예상할 수 없다. 나의 생각이 어디로 계속 뻗어나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