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을 못 하니

by 이가연

니 옷 참 희한하다.
소년이 소녀를 쓰윽 쳐다보곤 말했다.

니 생긴 게 더 희한하다.
소녀는 뾰로통해져서 저벅저벅 걸었다.

어디 가.
말 걸지 마!
니 여 서봐라.
따라오지 마!

아무 말이 들리지 않자 소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소년의 얼굴이 축 처진 게
꼭 널어둔 빨래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녀는 발을 질질 끌며
다시 소년 앞에 섰다.
소년은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며
먼 산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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