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조개 with 해설

by 이가연

소녀는 콩알만 한 손에 조개를 펴 보이며 소년을 바라봤다.

: 소년의 눈에는 소녀가 손도 작고, 다 작아 보인다.


'이 도시 소녀야. 이런 건 어디에나 있어.'

소년은 소녀의 손을 힐끗 보곤 생각했다.

: 소년의 무심함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런 무심함이 있어야 반전이 있다. '도시 소녀'라는 지칭은 넌 나와 다르다는 선 긋기의 느낌도 풍긴다.


"제일 예쁜 걸로 주웠어."

소녀는 소년에게 더 가까이 들이밀며 말했다.

: 소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제일 예쁜 것이라며 적극적이다.


"한 개도 안 예쁘다."

소년은 소녀를 끝내 쳐다보지 않았다.

: 소년의 츤데레 면모를 드러내는 대사다. 서울 사람이었으면 "하나도 안 예쁘다."라고 한다. "한 개도"는 사투리로 말했을 때 입에 척 달라붙는다. 아닌가. "마, 가시나" 같은 단어를 쓰지 않고 은은하게 드러내고 싶었다.


"칫."

소녀는 조개를 떨어트리곤 쪼그려 앉아 모래를 파기 시작했다.

: 소녀가 상처받아서 애꿎은 모래에 화풀이를 하는 장면도 나올 수 있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지 닮은 걸로 골랐네.'

소년은 하얗게 반짝이는 소녀의 목덜미를 바라보며 주머니 속 조개를 계속 만지작거렸다.

: 너무 변태 같이 들리면 안 되는데... 생각하면서 썼다.




*배경 사진은 영국에 아일 오브 와이트라는 섬이다. 저기서 하트처럼 생긴 돌을 줍기 위해 한참 찾았다.


매거진의 이전글너도 꽃 with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