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꽃 with 해설

by 이가연

소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 꽃들 좀 봐. 예쁘지 않아?"

: 의도적인 첫 문장이었다. 독자는 '뭐가 이해가 안 되는데?' 하는 궁금증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고개를 내리 깔고 괜히 흙에 운동화를 문지르며 소녀는 말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은 한 때일 뿐이야."

: 독자도 소년과 마찬가지로 '그게 뭔 뚱딴지같은 소리야.'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건 잘생긴 사람이랑 수다 떨어도 딱 그때일 뿐이고 더 마음이 공허해져서 안 하겠다는 내 얘기다.


소년은 자신의 근처에서 알짱거리기만 하는 소녀에게 말했다.

"너도 저리로 가서 놀아. 저기 봐. 사람들도 많잖아."

: 자기 옆에만 있는 소녀가 답답한 소년.


소녀는 볼이 발그레져 웃기만 하였다.

: 소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소녀를 가장 행복하게 하므로.


'왜 저러고 서있어.'

소년은 생각했다.

: 계속 이해가 안 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내 보았다.

꽃들을 등지고 햇빛을 가려주며 서있던 소녀의 그늘진 얼굴 속 동그란 눈동자를.

그리고 눈동자 속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 I(내향형)의 플러팅은 눈 마주치면 웃기라고 하던가. 그런데 문득 눈동자 속 자기 모습을 보려면 어지간히 가까워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소녀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면 모를까. 시적 허용이라 치자.


'바보 같긴.'

소년의 한쪽 입꼬리도 슬며시 올라갔다.

소녀는 모르게.

: 한쪽 입꼬리만 슬쩍 올라간 것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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