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창원 옆이지. 버스 타고 갈걸?'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내가 경남에 대해서 왜 이렇게 많이 알게 된 건지 자괴감 들어했다. 이젠 좀 많이 달라졌다.
2월부터 서서히 공연팀 모집 공고가 많이 올라왔다. '통영? 창원 쪽이네. 함안? 여긴 마산에서 갈아타면 금방이네.' 하면서 공연팀에 지원했다. '온통 창원 갈 생각 밖에 없네.' 싶었지만 꼭 붙고 싶었다. 매번 아무 이유도 없이 혼자 가는 것에 자괴감이 들어서, 정당한 사유가 생기길 바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김해, 통영, 함안, 진해 이런 데가 다 어디 붙어있는지 몰랐다. 마창진은 작년 초부터 지도를 그릴 정도로 잘 안다. (진해는 잘 몰라서 이번에 군항제에 가려 했지만, 참았다. 어제까지도 매우 고민했다. 거긴 이제 내일이면 끝이다.)
나는 원체 호기심이 많고, 뭐든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높다. 내내 사투리를 수집하고 다녔는데, 정말 외국어 같다. 올초에 창원에서 택시 탔을 때, 기사님이 나이대가 좀 있으셔서 많이 못 알아들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모르는 단어, 문화 차이가 계속 나온다. 그런 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 외할머니 말에도 그렇게 경상도 사투리가 섞여있는 줄 몰랐다.
그 밖에도 타로 엄청 보다 보니 타로 실력 늘고, 작년엔 건축 교양 강의도 엄청 듣고, 최근엔 사주 공부에도 빠지고, 언젠가 다 보길 바라는 마음에 유튜브 영상도 엄청 올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었는지 모른다. 인터넷에 올리는 글, 음악, 영상은 다 그랬다.
그러는 과정에서 '와 내가 원래 재능이 많았던 건 맞는데, 이렇게까지 능력이 확 오르다니.' 하면서 뿌듯함도 무진장 자주 느꼈다. 최근에는 시도 쓰기 시작했다. 평생 글 쓰기를 좋아했는데 시는 처음이었다. '모든 싱어송라이터는 시인이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멜로디와 가사가 술술 나오는 것에도 익숙한데, 시는 멜로디도 없고 얼마나 쉽던지. 실제로 있을 법하게 써놓고, 소년, 소녀로 치환하여 몽글몽글하게 와닿도록 쓴 시들을 특히 좋아한다.
이 매거진에 너무 부끄러운 글이 많아서 하나하나 다시 읽으며 삭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글에 그때 그 순간순간의 감정이 담겨있고, 발행할 때에는 나름 몇 번씩 검토하고 수정해서 올리곤 했다. 가볍게 발행한 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 모두 소중한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안의 사랑, 미움, 분노, 그리움, 불안, 절제 같은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설령 미움과 분노를 표현한 글들이 있다고 한들, 그건 원체 순간순간 감정을 남들보다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지, 진심이 아니다.
지나고 돌아보니 나는 모든 날 행복한 사람이었다. 너무 괴로웠다고 말하고 싶은 순간순간들도 있지만, 그마저도 나는 금방 금방 사랑이 가득 찬 순간들로 만들었다.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기에, 그걸 빠르게 전환시키는 능력도 점점 강해졌다. 설령 이 매거진에 너무 괴롭고 아프다는 글이 있다고 한들, 발행 눌렀으면 후련해져서 끝이었다. 그렇게 잘 살아왔다.
그동안은 사랑이 가득한 채 살면서도 그걸 충분히 느끼지 못했고, 이제는 느낀다. 벚꽃 덕일까. 날씨가 따뜻해진 덕일까. 지난 2년 3개월이 쌓여온 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