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고찰

by 이가연

'나는 저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건 어떤 근거로 알아차릴 수 있는 걸까.

누군가 "저 사람이 왜 좋아?"라고 물었을 때, "몰라. 그냥 좋아."라고 말할 수 있으면 무조건적인 사랑인가. 그런데 질문을 바꿔서 "저 사람 장점 중에 뭐가 좋아?"라고 물었을 때는, 뭐라도 대답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이란 말에서 '조건'이란 무엇인가 짚어봐야겠다. 흔히 말하는 돈, 명예, 학벌, 키, 외모 같은 것만 조건인가.

이 질문이 생각 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흔히 말하는 조건은 중요하지 않은데, 내 기준에서 확실하게 중요한 조건은 있기 때문이다. (이건 가족에 감사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은 이미 가족 구성원들이 다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결핍이 없다.)

예를 들어, 절대 이성으로 사랑할 수 없는 남자 목소리가 있다. 그만큼 목소리가 엄청 중요하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목소리를 잃는다고 해서, 장애인이 되었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도 나와 같길 바란다. 나는 상대방의 어떤 모습도 상관 없는데, 상대방은 나의 멋진 모습만 좋아한다면 관계 성립이 안 될테니까. 그렇다면 그것도 조건인가. 인간이면 상처 받는 거 아닌가. 애초에 모든 인간 관계는 기대와 실망을 부르기에, 무조건적인 사랑이 성립할 수는 있을까.

하따 어려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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