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저절로 나올 리 없다.
그 안에 웃음 한 움큼
그 안에 분노 한 스푼
그 안에 눈물 한 바가지
마음이 저절로 깊어졌을 리 없다.
그 안에 울음뿐이던 아우성 한 계절
그 안에 정처 없이 떠돌던 한 계절
그 안에 기어이 피어난 다짐
왜, 어째서냐 묻지 마라
그 시간을 결코 가늠할 수 없을 테니
노래나 한 소절 듣고 가라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모방 시입니다. 두 번째 문단에는 정말로 매일 울던 2024년 여름, 너무 괴로워서 좀 살기 위해 아무짝에 의미 없는 짝사랑과 소개팅을 하던 2024년 가을과 겨울, 그리고 그 후로 또래 남자와 대면해서 대화할 일을 아예 만들지 않은 2025년부터 지금까지의 실화를 담았답니다. 영국 오빠는 2024년 12월에 마지막으로 만났으며, 마산 출신 사진사님은 엄마 또래이시거든요.
종종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상대방을 이해시키고자, 지금은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이해시키고자, 몇백 편씩 글을 써왔지만 과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제가 처음 창원에 갔을 때, 아무도 이해를 못 했습니다. 만나자고 한 것도 아니고, 차단을 푼 것도 아니고, 한국에 있는지 영국에 있는지도 모르고. 마주치면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건 줄 아냐고도 들었죠. 진짜 창원이 어디 백화점인 줄 아나.. 세상 사람들은 이해 못 한다는 견고한 장벽만 세워지더군요.
그러니 이왕 뮤지션인데, 노래로 말하는 게 최고라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천 마디 말보다, 고이 빚어낸 내 음악으로. 세상에서 딱 그 두 가지가 제게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