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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 사랑

신곡 얘기를 시작해 볼게요

by 이가연

작년 8월에 영국 가는 비행기를 타지 않았더라면, 8월 한 달에만 4곡이 나오지 않았다. 첫곡은 심지어 영국에 가기 위해 경유하는 암스테르담 길바닥에 썼다. 그렇게 영국 다녀와서 바로 쓴 곡은 4월 발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신곡이다. 8월 말에는 이제 석사가 곧 끝나니 그동안 고생했다는 곡도 썼다. 그건 다음 발매될 앨범 수록곡 중 하나다.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는 걸 알아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 와닿기 어렵다. 너무 괴로우니까 어떻게든 생산적인 결과로 만들어냈지만, 이런 과정을 아무나 할 수 없단 걸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무너져내리다가 자신을 너무 해치는 거 같으면 포기했을 거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곡이 나왔고, 노래를 부르다 보면 행복해졌다.

어떤 삶의 방식이 더 나를 위한 길이었는지는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 누구는 차라리 빨리 포기하고 다른 사람 만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았을 거라 할 수 있고, 누구는 그런 감정은 일평생 자주 찾아오는 게 아닌데 그렇게 음악 활동에 연료가 되었으면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까진 내가 정신 건강을 갈아 넣었던 게 맞다. 그래서 소개팅도 하고 모임도 나가며 다른 사람을 만나라고 한 사람들에게 뭐라 할 순 없다. 난 이렇게 걸어왔고, 그걸로 충분하다.


나의 10번째 노래, 봄처럼 스며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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