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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제작기 #3 이건 우리 얘기야

by 이가연

이 곡은 잔잔한 기타 연주로 시작한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집에 와 혼자 있어도'라는 가사를 들으면 모임에 갔다 집에 돌아와 공허히 혼자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고, 그렇다고 아무도 안 만나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가사가 없는 간주만 들어도 가슴이 찌릿찌릿 아려온다. 1절에서 2절로 넘어가는 그 부분에서, 마치 악기 소리가 '지금 난 내 얘기를 하고 있어. 잘 들어봐. 이건 내 얘기고, 우리 얘기야.'라고 하는 것 같다. 음악이 주는 힘이 참 좋다.


난 외국인들도 내 음악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가사를 이해할 수 없어도, 뭔가 묘한 슬픔과 과거 향수, 아련함이 느껴지길 바란다. 기타와 전자 오르간의 만남이 그걸 도왔다. 특히 이번 곡에서 전자 오르간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곡엔 나의 작년 8월, 지나간 순간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것이 작품이 되는 건, 지금 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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