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 보고 왔다. 매년 가던 곳인데, 다시는 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한 이유는 이것이다. 왜 영국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기 있냐며, 영국은 실패하고 돌아왔으니까 다시 돌아가기는 싫지!라고 했다.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니, 한국에 왔어도 붕 떠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실제로 내가 영국에서 돌아와 내적 성장은 제대로 했을지 몰라도, 커리어 성장은 상당히 정체였으니 그 앞에서 반박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내가 어느 나라가 괜찮을지 묻자, 미국은 트럼프 되어서 안 되고 일본은 가서 뭐 할 거냐 하고 중국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패? 내가 석사를 못 따고 돌아오기라도 했나? 아니면 맨날맨날 울기만 하다 돌아왔나? 한국 와서는 맨날 울었지... 물론 작년 3월에 점 봤을 때, 영국에 1,2년 있다가 오라고 했지만 지금은 한국에 왔으니 그에 맞게 말을 해줘야 하는데 상처를 남겼다.
지금껏 점을 많이 봐봤기도 하고, 나 역시도 타로와 점성술을 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좋은 점쟁이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대략 안다. 일단 무당 (신점)은 아무 말 안 해도 술술 말해야 한다. 무당이랑 상담하는데 내가 더 말이 많으면 안 된다. 원래 안 그랬던 분인데, 어제는 실망하고 돌아왔다.
내가 타로를 볼 때도, 중요시 여기는 부분은 '조언'이다. 사주보다 타로를 더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주팔자는 바꿀 수 없지만, 타로는 조언점을 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점쟁이의 자질을 깨우쳤다. 나는 저런 점쟁이가 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