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와 깊어지는 사람들 특징

by 이가연

나와 친해지는 사람은, 심리나 정신 건강 쪽으로 이미 관심이 있고 아는 게 많다. 외국어도 꾸준히 공부하고 내가 타로 꺼내 들면 적극적으로 봐달라고 한다. 나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나와 대화가 잘 통하려면 전공과 직업이 무엇이든 내면에 예술성이 있고 감수성이 풍부해야 하고, 그러면 이런 비슷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TCI 심리 검사에서 친밀감, 정서적 개방성, 책임감, 목적의식과 같은 영역은 죄다 상위권이면서 다른 사람을 수용하는 능력과 관대함은 0점에 가까웠다. 2년 연속 그랬다. 그렇게 개방적이고 친밀한 사람은 친구가 많을 거 같지 않은가. 그렇지 못한 이유는 그 두 가지에 있다.


나와 가치관과 생각이 비슷하면, 나에게 큰 잘못을 저지를 일도 잘 없다. 그러니 '관대함'이라는 능력이 그다지 필요가 없다. 애초에 나한테 잘못을 안 하니까.


문득 예전에 무당이, 애초에 끌리는 사람도 잘 없지 않냐며, 내가 연애가 잘 안 되는 이유는 나와 같은 색깔을 가진 사람에게만 끌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맞다. 한두 달 밖에 연애가 지속되지 못한 이유는 전부, 딱 2-3주 차쯤에 상대방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ADHD들 연애 다 그렇다고 한다.


나와 같은 색깔을 가진 사람만 만난다면 엄청나게 서로 성장하고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다. 이는 친구 관계에서 이미 빛을 발하고 증명되고 있다.


어차피 나와 친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단 걸 진작 알았다면, 그 오랜 세월 그렇게 힘을 빼지 않았을 것 같다. 외국어와 타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많은데, 사람 심리와 정신 건강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러면 겉도는 얘기만 하거나 타로만 봐주게 되고, 진지하고 깊은 사이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사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삶을 정말 열심히 살고 훌륭한 사람들이다. 장점을 이용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곁에 두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대학원 동기, 한국에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