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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계정 만료

by 이가연

학교 이메일 계정이 5월 8일에 만료된다는 메일이 왔다. 그럼 더 이상 학교 수업 자료 열람도 불가하다.


그동안 교직원들과 줄곧 네이버 메일로 소통해 왔다 해도 기분이 이상했다. 몇 달 전에 졸업해서 더 이상 학생 신분이 아니니, 학생으로서 홈페이지 접근이 불가해지는 게 당연한 수순인 걸 알아도 아쉬웠다.


학교 다닐 때도 예습, 복습을 잘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공부해야 할 과목은 3과목뿐이었다. 2과목은 100% 실기였다. 대신 2과목을 더 청강했다. 청강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중국 애들, 들어야 될 수업조차도 출석을 안 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으니까.


청강 과목은 International Music Management 전공 애들이 듣던 수업인데, 어렵다. 그리고 평가받는 과목을 더 집중해서 공부한 건 당연하다.


내 전공 3과목은 학교 다닐 때도, 수업이 전부 끝나고 한국에 온 작년에도, 지겨울 정도로 복습했다. 이번엔 그 3과목은 쭉 훑기만 하고 5월 8일까지 청강 2과목 전체 복습을 하기로 했다.


최근 영국 생활을 담은 책 두 권을 출판하고, 다음으로 ADHD 관련 책 내려고 편집하고 있었다.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다음 달 프라하에서 영국 가는 비행기도 끊었다. 망할 이지젯, 이번엔 마음대로 시간을 바꾸지 않길 바란다. 사우스햄튼에서 파리 가는 비행기가 저녁 7시에서 아침 8시로 바뀌는 바람에, 영국에서의 하루가 아예 날아가버려서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 내 피 같은 하루를.


학교 계정 만료로 아쉽지만, 다음 달 여행 생각으로 달래 본다.




+ 사진은 거실에서 강의 복습하는 장면이다. 수업 쉬는 시간에, 내 스포티파이, 인스타그램, 링크트리 보여드려서 탭에 내 이름 떠있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져서 찍었다. 내가 저 수업 청강했다는 증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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