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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콘서트 후유증

by 이가연

음악 산업

글로벌 음악 산업 과목을 들으면 들을수록,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정말 저 산업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건 앨범 내고 투어하고 앨범 내고 투어 하고 어쩌다 책 쓰고 여행 가는 삶이다.



NFT

NFT에 대해서 한참 강의를 들었는데, 결국 머리에 남는 건 적어도 음악 쪽에서는 NFT 95%가 쓸모없다는 거다. 원래 공부란 게, 쓸데없단 걸 알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 된다.



ADHD 장점

학교 수업에서 ADHD인이 팀에 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언급됐었구나. 너무 반가웠다. 진작 알았으면 내가 그 ADHD라서 뿌듯했을 텐데.


요즘은 뇌의 다양성을 존중하는데 이 사람들은 그냥 앉아서 9-5 직업을 할 수 없고,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그 가장 좋은 예시가 ADHD라고 했다. ADHD인은 창의적이고 생각을 다양하게 하기 때문에, 팀에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부여해서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하셨다. 역시 멋있는 ADHD인들.



콘서트 후유증

'영국에 더 오래 있고 싶다. 영국에 다시 살고 싶다'는 건 충동적인 생각이고, 밴드 스피릿이 꿈틀거려서 집 앞에 드럼 치러 갔다.


상상 : 데이식스 노래 칠 거야 으아아아아

현실 : 쿵칫팍치 쿵칫팍치 에이씨 쿵칫팍치 쿵칫팍치 (스틱 날아감) 아오... 쿵칫팍치 쿵 쿵 쿵 쿵



백문불여일견

콜드플레이가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는 기사를 분명 학교 수업 자료에서 읽었다. 콘서트를 직접 다녀오니, '이거 내가 분명 읽은 내용인데!'하고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이렇게까지 신경 쓰다니. 심지어 콘서트 끝나고 설문조사 하라고 문자까지 왔다. 콘서트 다녀온 이후로 팬이 될 거 같다.


정확한 왕복 이동 거리를 알고 있다면 km 단위로 적어달라는 질문도 있었다. 이걸 집계할 거라고? Coldplay의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통해 이전보다 더 이동 수단의 환경 영향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냐고 묻길래 '네'라고 체크했다. 나는 택시나 차를 타고 간 것도 아니고, 특별히 '이동 수단'의 환경 영향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았는데, 방금 이거 보고 생각하게 됐다.




이상형이 아니라 필수

이상화 씨 같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강남 씨를 보라. ADHD다. 통제해 줘야 된다. 근데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다. 엄청 센 사람이어야 한다. 나보다 센데, 내가 그거에 거부감이 없고, 똑똑해야 한다. 이상한 소리 하고 있으면 내가 바로 기를 죽여놨을 테니까. 나처럼 열정 있고 도전적이고 관심사 다양하고 별의별 생각 많은 ADHD 기질이 있어야, 대화가 통하고 서로 재밌다.


저게 필수 조건이지, 나머지는 다 선택 사항이다.



사실적 가사

다른 싱어송라이터들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실제 경험 바탕으로 곡을 쓸 거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상을 대상으로 곡 쓰면 가사에서 '너'라고 할 때 기분이 안 이상하려나. 나만 상대방한테 하고 싶은 말 직접 못하니까 답답해가지고 곡으로 나오나.


Rest In Peace, 너란 사람 : 중학교 같은 반 동창이었다. 좀 소름 돋는 게, 이 친구도 영국 학사 유학했고, 빠른 97이라 원래는 한 살 많아야 되는데 학교 늦게 들어왔다고 했다.

내 잘못이야, 착해 빠진 게 아니야 등 : 분명 실화 기반이었는데, 신원 미상이다. 한 달 좋아하고 말았던 사람이 하도 많아서, 왜 썼는지 기억이 안 난다.

널 좋아하나 봐, 너도, 알겠지 : 한 살 많았다.

사랑은 여기에 있었다는 걸 외 14곡 : 한 살 많은데 니라고 불렀다.


5살만 많았어도 가사에 '니'라고 하기에 이상했을 거 같은데. 그랬으면 가사가 반말이 아니라 존댓말이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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