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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실력 향상 비결

by 이가연

영국 갔다온 이후로, 남자가 군대 얘기하면 경청해주리라 다짐했다.



악센트

'어떻게 하면 미국, 캐나다인 앞에서도 영국 발음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깨달았다. 경상도 사람 앞에서 서울말도 유지 못하면서 바랄 걸 바라야지...



실력 향상 비결

유학 가기 전보다 실력이 훨씬 는 거 같다고 연습의 산물인지, 학교에서 트레이닝 과정이 좋았던 것인지 묻는 유튜브 댓글이 달렸다. 아뇨아뇨아뇨아뇨 학교는 한 게 하~~~~~~나도 없구요. 일부러 막 발성 연습한 거 하~~~~~~~~나도 없구요. 그냥 어떤 쌍노무새끼 때문에 상처받은 마음을 노래로 해소하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하하하하하.



악기 재능

평소에 ADHD 장점을 막 '우와'하고 살진 않는다. 그런데 악기와 외국어 습득이 빠를 때 와닿는다. 솔직히 살면서 나 좀 천잰듯 한적 많다. 그냥 대충 하기만 하면 대충 다 잘하게 됐다.


그런 내가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근래 외국어만 생각했지, 악기를 생각 못했다. 이미 잘치는 피아노, 잘하는 영어는 도파민이 별로 안 나온다. 그래서 스페인어 주1회씩 하고있던 건데, 악기도 하나 하기로 했다.


드럼, 이거 ADHD에게 딱이다. 비ADHD인은 한 번에 하나 잘 하기도 어려운데, ADHD는 멀티가 재능이다. 드럼 치려면 양손과 양발이 다 따로 움직여야 된다. 재밌다.



호텔

3성급 : 복불복.

4성급 : 무조건 만족.


3성급 : 가격 무조건 만족.

4성급 : 가격 복불복.



ADHD와 사회 생활

진단 전 : 나는 사회 생활해본 티가 안 나서 좀 그렇지 않을까.

진단 후 : 사회 생활 해본 티라는 게 사회에 찌든 티 아니냐. 그게 왜 있어야 돼. 나의 맑고 투명한 매력이 더 빛날 걸.



회복 탄력성

남들이 보기에 회복 탄력성이 좋아보일 수 있다. 주변 친한 친구들이 '와 이러다가 애 어떻게 되는 거 아냐. 진짜 괜찮을까. 정말 걱정 된다.'라고 생각했어도, 쓸데 없는 걱정이다. 어지간해선 두세시간 이내로 아무렇지 않아 한다.


이런 ADHD 두뇌를 평생 이고 살아왔으니, 나도 살기 위해서 그렇게 진화한 게 아닌가 싶다. 어떻게 해야 당장 나를 행복하게 해줄지, 기분전환을 시켜줄지 프로그래밍이 잘 되어 있다.



심장 왜 그래

특정 과거나 사람이 떠오른 것도 아니고, 뭔가 자극이 있던 것도 아닌데, 그냥 갑자기 가만히 앉아있는데 심장 뛰는 게 이상하다. 손으로 만져봤는데, 진짜 이런게 부정맥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다. 내일 보컬 녹음만 잘 마치자. 믹싱 맡기면 당분간 안 듣고, 안 생각해도 된다. 책 편집할 때는 정해진 마감일이 없어서 무리하지 않았다. 이번에 무리하고있는 거 알면서도 무리했다. 정신은 아파도 신체까지 아프면 안 되는데. 아, 정신이 아프면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는 게 당연했지 참.


심장이 막 압축기로 쥐어짜듯이 아픈 느낌엔 익숙한데, 이건 아픈 게 아니라 정말 이상한 느낌이라 걱정된다. 그렇다고 병원 가기도 그렇고. 심리적인 거라 심전도 찍어도 아무 이상 없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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