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가연 Oct 15. 2023

#3 통장 살려

10월 둘째 주 짧은 글


생필품

한 명의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이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한 줄 몰랐다.




공연

한국에서 무대 위 : '우리 집 안방이다 생각해.'

영국에서 무대 위 : '한국이다 생각해.'






공연장

"이런 공연장이 또 어디에 있으면 좋을까요? 베이징? 상하이? 도쿄? 서울?"

아... 서울은 아마 자리가 없을 거예요...




통장 살려

통장 잔고를 보고 3초 동안 뇌정지했다가 깨달았다.

얼마 전에 1년 치 등하교 교통비를 지불했다는 사실을.




안 이뻐

"저거 비즈니스라고 쓰여있는 건물 좀 봐. 역시 재미없게 생겼네."

다섯 발자국 정도 걷자 한 건물이나 마찬가지인, 길게 연결되어 있는, 음대 건물이 있었다.

엄마가 학교 사진 이쁘게 찍어 보내라고 했는데.




행복

혼자 조잘조잘하며 주말 오후 시내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 가족들에게 카톡으로 보내기.

박물관과 미술관만 보고 오려고 했는데 뜻밖의 동네 도서관 발견하기.

놀이터 아이들 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공원 벤치에 앉아있기.




신분증

가위 사는데 신분증 없다고 뺏겼다.

신분증 없다고 뭔가를 못 사기엔 제가 나이가 좀 많은 거 같아요.




타국에서 부르는 노래

뭔가 불편할 땐 '애국가'

한국에서 택배 왔을 땐 '어머님 은혜'




토요일은 런던 가는 날

금요일 오후 10시, 사우스햄튼 : 내일 런던 꼭  가야하나. 아니, 여기도 할 거 많잖아. 어떻게 일주일에 한 번씩 가. 이 주에 한 번 가도 많다.

토요일 오전 10시, 런던 : 역시 주말마다 런던 와야 해. 난 역시 고층 빌딩을 보고 살아야 된다니까. 어떻게 된 게 고층 빌딩을 보니까 숨이 트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2 한국말 나올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