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
p107 '마조히즘적 사랑'은 자신보다 강하다고 느낀 다른 사람과 온전히 하나가 되기 위해 자신의 자아, 자발성, 온전함을 포기한다. 자신의 자아를 버리고 타인의 일부가 되어 그에게서 안정감을 느끼고, 갈망하던 중심을 찾겠다는 욕망이 생겨난다. 이렇듯 자아의 포기를 사랑이라 부르다 보니 마조히즘적 사랑의 매력과 위험성은 더 커졌다.
- 나 이거 좀 위험한데. 저 무시무시한 문장들에 공감이 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나를 완전히 버리고 말과 행동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낀 적이 몇 번 있다. 그건 자존심을 포기한 거지, 나의 자아를 포기한 건 아니긴 하다.
p109 사랑의 조건은 혼자서도 제정신을 유지하며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자아의 강인함과 독립성, 온전함을 갖추는 것이다. 여기서 자발성은 말 그대로 자신의 자유로운 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 제정신을 유지하며 영상 대략 70개와 앨범 하나를 제작했다. 외로움이란 건 느껴볼 새 없이 늘 나를 가만 두지 않고 갈궜다. 내가 강인하고 독립적이라는 데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p135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나 미래에 산다. 실제 경험으로서의 과거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만이 존재한다.
- 앨범 제작했던 과정이 떠오른다. 정말이지 80% 과거, 20% 미래에 생각이 가있었다. 이 곡들을 썼던 과거 생각과 이 앨범이 발매된 이후만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앨범 제작 과정 자체, 현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p145 개인은 착각에 빠져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제로 믿지 않고, 따라서 행동으로 죽음의 위험을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 내가 사랑하는 자작곡들을 내기 전까지는 절대 죽을 수 없다고,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당장 발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았다. '언젠가 반드시 발매하겠지.'라는 건 환상이다. 나중에 올해를 돌아봤을 때, 이번 미니 앨범이 가장 용기 있고 멋진 선택이 될 수 있다.
p243 담배, 운전, 음주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일은 현대사회의 최고 진통제 중 하나다. 사람들은 행위로 도망친다. 꼭 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분주하기만 하면 된다.
- 1월부터 지금까지 매일 글 3-5편씩 업로드, 폭풍 유튜브 쇼츠 업로드, 3월과 4월엔 각각 책 출간을 했고, 5월엔 미니 앨범 발매가 예정되어 있다. 그건 대학원 졸업 후 기대했던 대로 안정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없다는 고통으로부터 나온 행동이었다. 이제 내 친한 친구라면, 내가 한시라도 '심심'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담배, 운전, 음주도 하지 않으니, 어떻게든 일을 벌여서 이력서에 한 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세상에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외치는 것이 나의 진통제였다.
아이들은 당황하고 놀라며 감탄할 수 있고, 바로 이를 통해 창조적으로 응답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면 대부분은 감탄하는 능력을 잃는다.
- 하지만 ADHD인은 그 감탄하는 능력을 평생 가지고 있다. 그게 참 아름다운 것 같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고통은 인생의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지금껏 인류 역사에서 고통은 변화의 산파였다.
이 책에서 가장 와닿는 구절이다. 그동안 발매했던 9곡은 조금도 이렇게 심장이 움직여가며 제작하지 않았다. 나는 이 앨범을 제작하며 살아있음을 느꼈다. 내가 얻은 건 고통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감각이다.
끊어지지 않는 감정, 생각, 고통과 회한을 없애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노력은 나를 정말 단련시켰고 분명한 변화를 가지고 왔다. 지금까지 내 인생이 영국에 가기 전과 후로 나뉜다면, 내 음악 인생은 이 앨범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