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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 이야기

사소한 불행에 인생을 내어주지 마라

요한 크라우네스 지음 / 이상희 옮김

by 이가연

p103 "이보게,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단호하고 집요하게 한 번 정한 목표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그것이 진실된 것이라면 소중히 여겨라.

- 하지만 그 대상이 사람일 경우엔 내가 상대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에서는 왕은 그의 굽힐 줄 모르는 의지에 감동했고, 공주의 신랑감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주의 마음은 어땠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건 옛날이야기라 가능한 게 아닐까. 나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일에 불타는 열정을 발휘한다. 그게 내 특기다. 그 대상이 사람일 때는 늘 망했다. 그러한들.. 나는 이게 너무 진실된 것이라 나라도 소중히하지 않을 수가 없다.


p154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같은 상황도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 첫 미니 앨범 제작한다며 설레고 신날 수도 있던 시간을, '내가 왜 아직도 이렇게 괴로워하나.'라는 생각으로 90%를 썼다. 그럴 수도 있지. 사람 감정에 유통기한이 어딨나. 충분히 신날 수 있던 시간을 나는 자기 학대하며 보냈다. 슬픈 노래 계속 들으니 슬픈 게 당연하지. 내가 뮤지션이지 AI냐. 인간은 인간답게 계속 감정적이어도 된다.


p176 마음속에서 들리는 소리를 따르는 사람은 가슴을 하늘에 둔 것만큼이나 마음속에 하늘을 품고 있다.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고, 연약한 것이 강한 것에 승리한다.

- 타이틀곡을 쓴 건 무려 1년 전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근래 이 곡을 듣고 부르며 수십 번을 가슴 부여잡는 거 보고, 내 심장이 정말 연약하고도 연약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사실, 이 앨범을 낸다는 거 자체가 내가 강하다는 증거다. 난 상대방이 이 앨범을 듣고 쌍욕을 하든 조롱을 하든 다 받을 수 있다는 마음이 있다. 그건 단단한 거였다.


p184 내 삶에 확신이 들 때 변함없는 기쁨이 온다

- 정말 한 끗 차이였다. '내가 이렇게 강한 사람이구나. 이거 정말 멋진 일이구나.'라는 확신이 들수록 기쁨을 느꼈다.


p235 현자는 성공 여부가 아닌 의도만 바라본다.

- 앨범을 냈다면 그 성공 여부는, 지금까지 발매한 음악보다 더 조회수가 많은지가 결정한다. 그런데 내 의도는 조금도 거기에 없다. 이 앨범이 나오도록 만든 사람이 이 앨범을 듣는 것, 그리고 내가 이 앨범 발매 후로 조금 더 홀가분하고 행복해지는 것.


p254 삶에서 가장 필요한 건 지금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다. 내일이라는 날의 주인도 아닌 우리가 일생의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두 번째는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이고 묵인할 뿐 아니라 그것을 사랑하고 품에 안는 것이다.

- 도대체 왜 한국 연휴 기간인지도 모르고 5월 4일 비행기표를 끊었는지도, 왜 이렇게 앨범 발매 날짜를 서둘렀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스스로에게 불만과 화가 났었다. 내 마음에 쏙 들지 않는 선공개곡을 발매하고 돈을 날렸다는 생각에, 공항에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을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쩌겠나. 다음부터는 캘린더를 좀 확인하면 된다. 내가 프라하에 5월 4일에 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쁜 일이 있을 수도 있다. 4월 신곡을 마음에 들지 않게 냈기 때문에,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바로 지체 없이 발매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


늘 이렇게 처음에 드는 생각이 비록 짜증과 나에 대한 자책일지라도, '이게 다 유니버스의 뜻이니라.' 하는 믿음으로 극복해 왔다. 결국 나에게 너그러운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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