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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 이야기

질문의 책

파블로 네루다 시집

by 이가연

p19 구름들은 그렇게 많이 울면서 점점 더 행복해질까?

- 어제 자려고 누웠다가 울면서 일어났다. 그동안 울지 않았던 것이 약 덕분이었단 걸 깨달았다. 그런데 이번 울음으로 뭔가 해방감을 느꼈다. 그동안 슬프다, 슬프다 말은 해도 눈물은 나지 않았다. 흘러나와야 될 눈물인데 약이 그걸 누르고 있던 건 아닐까. 나는 눈물의 치유 효과를 믿는다.


p41 누가 봄한테 그 맑은 공기의 왕국을 청했나?

- 누가 한국한테 그 미세 먼지의 왕국을 청했냐.


p91 항상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에 비해 더 고통스러운가?

- 나는 이 질문을 보고 그냥 "아니요."라는 말이 떠올랐다. 왜지. 항상 기다리고 있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몸으로 체감한 거 아니었나.


p95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 나는 내 안의 '아이다움'이 너무 좋다. ADHD인의 사랑스러운 점이다.


p95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

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 모든 연애에서 한 번도 서로를 사랑한 적 없다. 단순히 기간이 한두 달이어서가 아님도 안다. 그거 다 ADHD 식 충동성일 뿐이었는데 문득 상대방도 다 알까 생각 든 적이 있다.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굳이 알 필요가 있나. 사랑했다, 사랑한다는 걸 알면 되지.




p141 어떤 창 안에 나는 남아 있었을까

파묻힌 시간을 응시하며?

- 이야... 내가 만든 건 앨범이 아니라 하나의 창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파묻힌 시간을 응시했다. 응시만 했나, 파헤치고 채찍질하고 껴안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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