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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여행 중 짧은 글 모음

by 이가연

4DX

시내 중국 식당 와서 밥 먹는데 걔 생각이 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했다." 같은 소리 하고 있네. 한국에서도 똑같았으면서. 다만 2D 영화와 4DX 영화 수준의 차이랄까. 같은 영화는 늘 1년 반째 틀어져 있었다.


비유적 표현
'심장을 자갈밭에 굴리는 느낌이다.'라는 표현만 봐도 타인이, 그리고 스스로도 알아듣기 쉽게 감정을 잘 말하는 거 같다.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 장점은 예술인으로서 좋은 능력이란 거고, 단점은 그렇게 표현을 할수록 감정이 가슴에 퍽하고 박히게 된다.

일진
일진 좋은 날과 나쁜 날을 동그라미 쳐둔 사주 달력이 있다. 아침부터 계속 왜 이러지 싶어서 보니 역시 나쁜 날이었다. 조금조금씩 묘하게 기분 나쁘고 어그러지는 일이 3개 연달아 일어나니 이상해서 확인해 봤다. 역시 사주는 과학이니라.


소원

이룰 수 있는 건 목표지 소원이 아니다. 내가 월드 투어를 다니게 되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 안 한다. 기회가 아직 안 온 것일 뿐, 지금 당장도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작년 1월에도 윈체스터 대성당 가서 빌었었다. 그걸 들어줬다고 말하기 어렵다. 연락 오길 빌었는데, 목소리는 들었는데 그건 진짜 마지막으로 정 떨어지게 하려는 거였다. 이제 소원을 구체적으로 빌었다. 그래봤자 열 글자다.


여정
지난 8월과 이번은 여행이 아니다. 숨 쉬러 갔다 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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