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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Oct 27. 2023

#5 갱상도 사람 다 됐다

10월 넷째 주 짧은 글

갱상도 사람 다 됐다

너 왜 갑자기 사투리 쓰냐.

제가 여기 와서 제일 한국말 많이 하는 사람이 부산 사람하고 '나는 사투리 안 쓴다는' 창원 사람이라서요.



현실

영국 온 지 1주일 차에 기대한 것 : 요리. 중국어.

영국 온 지 한 달 차 실제 얻은 것 : 사투리. 주량. 중국말 못 알아들었는데 알아들은 척하는 능력.



영국 날씨

어 비 온다.

안 오네.

또 비 온다.

안 오네.

오늘 날씨 진짜 별로다.

아니네.



아 다르고 어 다른 한국말

사주에서 자수성가를 할 팔자는 다른 말로 부모, 조부모 덕을 전혀 못 본다는 말이다.

일주일 중 하루는 근교 도시 여행을 한다는 건 이 도시에 일주일 내내는 도저히 못 붙어있겠다는 뜻이다.



시골 쥐와 도시 쥐

저는 아무래도 대대대대대대도시 쥐인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학교 연습실

한국에 있을 때에 비해 노래 연습을 열심히 하는 나 자신



사람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다고?

혼자서도 의젓하고 혼자서도 다 잘하고 싶다고?

그렇지만 너는 '사람'인데..?



그랬으면 좋겠네

내일부터 슬프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네.

내일은 날씨가 맑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으면 좋겠네.



청개구리

한국에선 영어 노래 부르고

영국에선 한국 노래 부르고



연습실 

도서관 가면 읽어야 할 전공 서적 빼고 다 재밌듯

연습실 가면 연습해야 할 곡 빼고 다 재밌습니다.



배터리 

휴대폰 배터리가 4퍼센트인데 가만히 있던 친구에게 36퍼센트였던 내가 쓰고 있던 보조배터리를 얼른 꽂아주었다. 한국인은 핸드폰 우측 상단에 빨간불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불안, 초조, 집 가고 싶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말이다.


기차 타고 집 가는데 여기서 거진 1시간은 걸리는데 기차는 어떻게 타고 갈 예정이었냐 물으니 역 가서 종이 티켓으로 뽑으면 된다고 했다.

너는 역시 영국인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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