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갱상도 사람 다 됐다
10월 넷째 주 짧은 글
갱상도 사람 다 됐다
너 왜 갑자기 사투리 쓰냐.
제가 여기 와서 제일 한국말 많이 하는 사람이 부산 사람하고 '나는 사투리 안 쓴다는' 창원 사람이라서요.
현실
영국 온 지 1주일 차에 기대한 것 : 요리. 중국어.
영국 온 지 한 달 차 실제 얻은 것 : 사투리. 주량. 중국말 못 알아들었는데 알아들은 척하는 능력.
영국 날씨
어 비 온다.
안 오네.
또 비 온다.
안 오네.
오늘 날씨 진짜 별로다.
아니네.
아 다르고 어 다른 한국말
사주에서 자수성가를 할 팔자는 다른 말로 부모, 조부모 덕을 전혀 못 본다는 말이다.
일주일 중 하루는 근교 도시 여행을 한다는 건 이 도시에 일주일 내내는 도저히 못 붙어있겠다는 뜻이다.
시골 쥐와 도시 쥐
저는 아무래도 대대대대대대도시 쥐인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학교 연습실
한국에 있을 때에 비해 노래 연습을 열심히 하는 나 자신
사람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다고?
혼자서도 의젓하고 혼자서도 다 잘하고 싶다고?
그렇지만 너는 '사람'인데..?
그랬으면 좋겠네
내일부터 슬프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네.
내일은 날씨가 맑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으면 좋겠네.
청개구리
한국에선 영어 노래 부르고
영국에선 한국 노래 부르고
연습실
도서관 가면 읽어야 할 전공 서적 빼고 다 재밌듯
연습실 가면 연습해야 할 곡 빼고 다 재밌습니다.
배터리
휴대폰 배터리가 4퍼센트인데 가만히 있던 친구에게 36퍼센트였던 내가 쓰고 있던 보조배터리를 얼른 꽂아주었다. 한국인은 핸드폰 우측 상단에 빨간불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불안, 초조, 집 가고 싶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말이다.
기차 타고 집 가는데 여기서 거진 1시간은 걸리는데 기차는 어떻게 타고 갈 예정이었냐 물으니 역 가서 종이 티켓으로 뽑으면 된다고 했다.
너는 역시 영국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