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비행기에서

by 이가연

비행기에 탔는데 갑자기 승무원이 떠듬떠듬 한국어로 나에게 얘기했다. 뭐지. 당황하는데 승무원이 자기가 태국 승무원이라고 하더니 영어로 얘기했다. 아시아나라서 나도 모르게 당연히 한국인이라 생각했나보다. 들어보니, 내가 스페셜 밀로 과일을 선택했는데 맞냐고 묻는 거였다.

네? 아니요? 라고 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내가 바꿔놓은 게 맞았다. 때는 지난 1월, 이 왕복 항공권을 끊을 때였다. 지난 12월에 언제 한 번 기내식에서 아예 못 먹은 적이 있다. 입맛에 너무 안 맞았다. 그때 경험 때문에, 비행기 끊던 당시 기내식을 과일식으로 바꿔둔 기억이 얼핏 났다. 뭔 과일이 나올 줄 알고. 과일도 못 먹는 거 많잖아.

파리에서 한국 가는 비행기만 기내식을 바꿔둔 것도, 저녁 8시 비행기라 응당 저녁을 먹고 탔을 거라 예상했나 보다. 안 먹었는데.

이런 적 처음이었는데, 다른 사람들 식사 시작도 전에 먼저 내 것만 따로 갖다 줬다. 승무원 언니 괜히 일만 늘어나게 한 거 같아서 조금 미안했다. 그런데 과일 먹기 시작하니, 다음에도 과일식으로 변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키위, 오렌지, 파인애플, 포도 다 내가 잘 먹는 과일로만 나왔다. 기내식 평소에 진짜 잘 못 먹는 게 많아서 거의 굶는다. 이번 과일식은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어서 만족했다. 역시 내 판단이 맞았다.


비행시간은 12시간이었다. 1시간은 잤으려나. 이번에는 더더욱 열심히 영상 편집했다. 쇼츠 포함 5개 만들었다. 하나는 정성이 많이 담겼는데, 20일 앨범 발매와 함께 업로드할 예정이다. 내릴 때쯤 되니 매우 졸렸다.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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