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
오빠가 내가 앨범을 제작하며 뱉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주옥같다고 노벨문학상 받아야 된다고 하길래 글귀를 모아봤다. 마지막 문장이 제일 마음에 든다.
지금까지 인생이 영국 가기 전과 후로 나뉜다면, 내 음악 인생은 이 앨범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인간은 인간답게 계속 감정적이어도 된다.
그런데 사실, 이 앨범을 낸다는 거 자체가 내가 강하다는 증거다. 난 상대방이 이 앨범을 듣고 쌍욕을 하든 조롱을 하든 다 받을 수 있다는 마음이 있다.
이 앨범을 만들기까지, 영국에서 음악 석사 학위를 따는 수준의 노력이 들어갔다. 그게 이 앨범의 가치다. 내가 갈고닦았던 게 낙엽이든 돌멩이든, 그렇게 품고 다듬은 시간과 노력 때문에 값진 낙엽이고 돌멩이가 된다.
누가 내 심장 가지고 악력 측정하나.
파묻힌 시간을 응시했다. 응시만 했나, 파헤치고 채찍질하고 껴안고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