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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앨범을 냈다

by 이가연

앨범을 냈다
앨범을 냈다고 드라마틱하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저 어쩌다 '그래도 내가 이제 앨범 낸 가수다.'싶은 정도다. 싱글은 앨범이 아니다. 유튜브 뮤직에서도 보면, 그동안 발매한 모든 곡은 싱글에, 이번엔 앨범에 분류되어있다. 통상적으로 inst를 제외하고 1-3곡일 때 싱글, 4-7곡이면 미니 앨범, 8곡 이상은 정규 앨범이다.


요즘은 정규는 커녕 미니도 잘 발매하지 않는다. 정규는 자우림처럼 20년 이상 꾸준히 명성을 이어오고있는 아티스트만 낼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나도 정규를 내는 가수가 될 거다.



여행
신혼여행은 원래 19세기 초 영국 상류층에서 결혼식에 불참한 친척들을 방문하러 가는 여행이었다는 글을 보았다. 내가 5년 뒤에 결혼을 하든, 10년 뒤에 하든, 결혼식에 부르고싶은, 아니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 27살이면 뭐가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지금 한 열 명 남짓이다.


흔히 결혼식이 평생 한 번 있는 신부를 위한 축제날이라고 생각하던데, 나는 유명해져서 시상식 다닐 자신 있어서 괜찮다. 생일 선물 삼백개씩 받던 인싸 동생에게 "제발 네 친구들 백 명만 불러달라."라고 할 필요 없다. 결혼하면 영국에 있는 친구들 보러 영국 갈 거다.


자존심
'너무 자존심 부리면 안 된다' 내지는 '자존감이 높아야지 자존심만 세면 안 된다'는 말에서 이 단어를 흔히 들어본 거 같다.

그런데 자존심의 정의는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품위나 위신을 지키려는 마음이다. 긍정적 의미가 들어있다. 나의 경우, 내가 너무 자존심이 없어서 문제가 됐던 경우도 태반이었다. 만나자고 몇 번을 말해도 약속이 안 잡히는 상황에서 사회적 눈치가 결여되었다하더라도, 자존심이 셌다면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



친구야 결혼해
친구가 결혼하면 영국에 들러리하러 갈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다. 그때까지도 내가 이 친구의 예비 들러리 자격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친구는 23살이다.



유토피아를 찾는 게 아닙니다만

한국 싫어 떠나고싶다고 하면 흔한 한국인은 어딜 가나 똑같다고 어디나 단점이 있다고 한다. 한국은 숨도 못 쉬겠고, 다른 나라는 적어도 숨은 쉴 수 있겠다면 가야지.



공공 장소 소음

한국 : 아줌마 아저씨들

영국 : 청소년

나는 아동, 청소년에 대해서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반면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심히 가차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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