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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사랑은 정신병

by 이가연

유럽 갔다 오면 시차 적응이 꼭 2주는 걸린다. 며칠 째 한두 시간 자고 깼다. 깨면 다시 잠을 못 잔다. 그래서 어젯밤에는 이번에도 그렇게 깨면 병원에서 준 약을 먹으리라 다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두 시간 자고 깼다. 깨자마자 약을 먹었다. 그러곤 안 깨고 12시간을 잤다. 약이 그동안 밀린 잠을 다 재운 모양이다. 이래서 때론 약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무지 있다.



기교일까 감정일까

갑자기 노래를 듣다가, '민경훈 님이 저 겁쟁이 노래를 부를 때는 분명 지금은 기억도 잘 안 날 다른 여자분 생각하며 불렀을 텐데, 지금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사시는 거겠지.' 싶었다. 노래 3분 43초 '터진 내 맘은'에 뭔가 울컥하면서 진짜 터진 목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도 기교일 수도 있지만 확 와닿았다. 노래 부르다가 한 소절이 '우욱'하고 나오는 느낌을 안다. 내가 그런다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건 아닐 텐데.



사랑은 정신병

동명이인의 이가연 작가가 '사랑은 정신병'이라는 책을 출판했었. 동의한다.



죽을 수도 있으니까

'당장 내일 죽는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이 앨범 녹음인데 그걸 미루고 있었다니.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라는 생각이 앨범 제작을 결심하는데에 20% 이상 영향을 미쳤다.



유튜브와 ADHD

나의 유튜브 채널 소개에는, 그 어떤 얼굴과 음원 보정도 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라이브를 많이 하고 싶지만, 기회가 적어 유튜브에서라도 라이브에 가까운 콘텐츠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런 채널 소개는 지금껏 나 말고 본 적이 없다.


지나치게 날 것, 있는 그대로를 추구하는 것도 ADHD 특징이다. 다른 사람들의 영상에서 그런 인위적인 보정이 느껴지면 거부감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시작한다고 하면, 카메라나 마이크와 같은 장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10년 동안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들을 핸드폰으로 찍어서 그냥 마구 올렸다. 노래, 피아노, 칼림바, 텅드럼, 영어 독백, 브이로그 등 테마도 각양각색이었다.


관심사가 다양한 것과 솔직함이 드러나는 완전 ADHD인다운 유튜브 채널이다. 심지어 유튜브 채널이 3개다. ADH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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