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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 이야기

글쓰기 명상

김성수 지음 / 김영사

by 이가연

p205 그에 따르면, 미래의 좋은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 '현재 그것 없음'을 반복적으로 각성하게 되어, 오히려 일이 그릇된 방향으로 흘러간다. 소위 '반 시크릿'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주장은 일의 '과정'을 충실하고 생생하게 그려보고 실행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 나도 2017, 2018년에 한창 '시크릿'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공감한다. 그 대안으로 '시기를 정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2020년에는 이런 미래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원하던 미래의 근처도 못 갔으면 그것이 좌절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대신 비전 보드는 늘 있다. 비전보드에 있는 영국 타워브리지를 이미 수 차례 봤다는 게 뿌듯했다.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지는 않는다. 너무 막 노력해서 생각하면 부작용이 온다. '어찌 됐든 저런 공연장에서도 공연하고, 저런 집에서도 살고, 저런 곳도 가보겠지.' 하는 가볍고도 즐거운 생각을 스치듯 한다. 그래서인지 병원에서 하는 삶의 무망감 검사에서 한 번도 높은 점수가 나와본 적이 없다. 늘 언젠가 미래엔 저게 다 이뤄질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p208 아래에 제시된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축사 일부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적어보는 것도 워밍업으로 좋은 방법이다. "만약 제가 애플에서 해고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들은 분명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 만약 작년 6월에 한국에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런 너라도', '그동안 수고했어'를 포함한 많은 곡들이 탄생하지 못했다. 만약 작년 1,2월에 그런 부서지는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오빠를 알게 되지 못했다. 제이드와도 원래도 친했지만, 영국에서 가족처럼 되었다. 만약 2023년 7월에 킹스턴에서 사우스햄튼으로 학교를 바꾸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흘렀을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다. 미니 1집은 못 냈을 가능성이 높다.


p211 행복이란 스스로 알아차리고 주워 담아야 할 실체다. '행복 감수성'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울과 불안, 두려움, 좌절과 같은 '불행 감수성'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는 심리적 능력이다.

p213 대학생 집단에서 '~하면 행복하다'로 마치는 글쓰기를 한 적이 있다.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행복을 하나씩 주워 담은 기분이 들었어요." 한 학생이 답했다.

- 내가 좋아하는 ADHD 특성은, 불행 감수성만 높은 게 아니라 행복 감수성도 높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떨어트리면 울어버릴지라도, 아이스크림 하나만 가져도 세상을 다 가진듯한 미소를 보인다. 어른은 울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는다.


p78 이쯤 되면, 우리 삶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모호해진다. 사건이 진실인지, 남은 감정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당시의 사건이나 감정보다 그것을 붙들고 늘어지는 '무지몽매한 모호함의 수명'은 지겹도록 길다는 것이다.

- 지겹도록 길어요... 미쳐버리겠어요.. 그냥, 아이유가 부릅니다 'Love wins all'.


p111 초기 불교는 욕망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당신의 내면에는 긍정적 '싶다'와 부정적 '싶다'가 혼재돼 있다. 분명한 것은 내 안의 '싶다'를 드러내는 작업은 대체로 즐거움을 수반한다는 사실이다. '싶다' 글쓰기를 하는 동안 가만히 자기 관찰해 보라. 마음의 결이 자연스럽다.

- 이 구절을 읽고 '싶다'가 들어간 문장을 열댓 개 갈겨썼다. 거기에 '영국 가고 싶다'는 없었다. 그건 평소에 자주 말하기 때문일 거다. 원하는 대로 마음껏 갈기라 하니 보통 때 같으면 말도 못 하고 속으로 삭이는 말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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