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내가 올리는 많은 글, 음악, 영상이 한 사람에게 쓰는 편지다. 순진하다, 순수하다 내지는 안타깝다, 답답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나 같이 감정에 충실하고 뛰어들고 본인이 어떻게 되든 다 던지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사실 인간이라면, 마음 아주 깊숙이엔 다 그런 진심을 원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본인들은 그렇게 절대 못하니까 거부감이 드는 거다.
나한테 좋을까 해가 되진 않을까 따지고,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고, 이러는 건 주식 투자에나 해야 될 일이지 사람에게 할 일이 아니다. 나 같은 사람이 과연 그런 사람을 좋아할까. 그렇게 계산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계산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있다. 나처럼 진심 다 던지는 사람 못 만난다.
연애라는 게, 밥 먹고 예쁜 카페 가고 영화 보고 가끔 어디 놀러 가고, 그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얘기하고, 그런 데이트가 무한 반복된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 나는 짝사랑이고 연애고 한두달 안에 모두 끝났다. 친구고 애인이고 내 사람이면, 소울 메이트여야 한다.
원하면서. 서로가 서로만 있으면 되고, 비싼 레스토랑 예약할 필요 없이 그냥 편의점 삼각 김밥에 한강 걷기만 해도 되는 걸 원하면서. 한국이 얼마나 저렴하고 맛있는 게 많은데, 굶진 않을 거 아닌가. 지금 이 여의도 50평인지 60평인지 되는 아파트보다, 감옥 같은 원룸에 살 지라도 잘 때까지 서로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지금 여기가 더 감옥이다.
만날 약속을 한 것도, 차단도 안 풀렸는데, 보고 싶다는 이유로 영국에 가는 그 마음을 사실 사람들의 마음 깊이 원하지 않는가. 듣도보도 못한 행동이며, 음악이며, 말이라서 처음에 드는 감정이 싫다, 부담스럽다일 수 있어도, 인간이면 이것이 귀하다는 걸 알 거라고 믿는다. 나도 태어나서 이런 적이 처음이라, 1년 반 내내 당황스럽고 무서웠다. '난 너 아니면 죽을 거 같다'는 말을 영상 한 70개와 글 50개로 하는 사람을, 적어도 내가 믿는 우주가 내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만난 타이밍이 나빴을 뿐, 나와 똑같은 사람일 거라는 믿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