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by 이가연

성공한 연주자는 공연 리플릿에 출신 학교를 적지 않는다는 글을 읽었다. 옳은 말씀이다. 더 이상 출신 학교가 중요해지지 않는 순간이 나에게도 올 거다. 작년 12월에 졸업했으니 아직은 봐주자.


지금 내 뮤지션 자기소개 글은 영국 음악 대학원 졸업, 6개 국어 구사, 다음에 내가 무슨 음악을 하는지가 나온다. 사실 공연하면서 외국인을 마주치거나 영어도 쓸 일이 없다.


무슨 음악을 하는지가 제일 앞에 와야 하거늘, 그 반대다. 무슨 장르를 하고, 언제부터 앨범을 발매하여 최근엔 무슨 앨범을 냈고, 이런 내용부터 쓰면 너무 재미가 없다. 그런 1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많고 많다. 내가 첨부한 링크를 클릭해 볼 호기심이 안 생긴다. 아직은 그 차이점을 부각할 수 있는 방법이, 비 음악적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왜 나 자신을 한계 짓지. 그렇게 내 음악에 자신 없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녕 오로지 음악만 가지고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 수 없나? 정신이 확 들었다.


자기소개 글을 너무 길게 적으면 사람들이 안 읽을 거라고 생각했다. 읽으면 어쩔래! A4 두 장을 꽉 채우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관심 있게 읽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글은 읽지 않고 바로 영상부터 볼 수도 있지만, 영상을 보기 전에 글부터 제대로 읽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은가. 모르는 일이다.




기존)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이가연입니다. 저는 작년 12월 영국 University of Southampton에서 Music Performance (Vocal)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리토킹을 포함한 6개 국어가 가능합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2016년부터 자작곡 싱글을 발매하였고, 최근에는 미니 1집 '너를 생각해'를 발매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언플러그드 신촌, 수상한 창고,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클럽미식생활 등 무대에서 소통하고, 영국 The Social, Whiskey Blue, Voice FM 등에서 공연과 라디오 DJ 방송 활동을 하였습니다.


제 공연의 특징은 ‘편안한 즐거움’입니다. 팝, 인디 노래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부터 발라드의 애절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까지 감상을 하실 수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끼며, 앞으로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며 노래하는 삶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수정)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이가연입니다. 저는 2016년 'Rest In Peace' 한국어, 영어 버전을 발매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을 꿈꾸며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하였습니다. 이후 '내 잘못이야', '착해 빠진 게 아냐' 등 꾸준히 단독 작사, 작곡의 싱글을 발매해 왔으며 2025년 5월에는 제가 가진 색깔과 감성을 꾹꾹 눌러 담은 미니 1집 '너를 생각해'를 발매하였습니다. 영국 석사 유학을 통해 더욱 깊어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타이틀 곡 '아직, 너를'과 잔잔하고도 가슴 아린 곡인 '있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언플러그드 신촌, 수상한 창고,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클럽미식생활 등 무대에서 소통하였고, 영국 The Social, Whiskey Blue, Voice FM 등에서 공연과 라디오 DJ 방송 활동을 하였습니다. 공연에서는 15년째 불러오고 있는 인어공주 OST 'Part of Your World'를 포함한 디즈니 노래, '오 샹젤리제', 'Over The Rainbow', '월량대표아적심'과 같은 팝을 즐겨 부르고 있습니다.


영국 사우스햄튼 대학교 대학원에서 뮤직 퍼포먼스 보컬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리토킹을 포함한 6개 국어가 가능하여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앞으로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며 노래하는 삶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수정본은 데뷔부터 최근 활동까지 연결하여 스토리텔링이 보인다. 그래서 '아직, 너를'이나 '있지'와 같은 음원을 첨부하였을 때 더욱 관심 있게 들어볼 수 있다. 기존 글은 글만 읽으면 어떤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인지 감이 잘 안 올 수 있는데, 수정본은 누구나 아는 노래 예시를 들어서 머릿속에 연상이 될 수 있다.


결국 내가 원하는 건, 이 자기소개 글을 읽은 후에 내 노래를 주의 깊게 들어보는 것이다. 영국,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와 콜라보를 하고 싶은 거라면 기존 글처럼 글로벌 역량을 앞에 배치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은 한국인들이고, 한국인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어서 보내는 글이다.


지난 8-9년간, 코로나가 심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공연팀 지원을 멈춰본 적이 없다. 지금껏 천 번도 더 메일을 보냈다. 꼭 합격 연락이 오지 않더라도, 열심히 만든 음원과 공연 영상들을 사람들이 더 잘 들어봐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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