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 사랑

전생을 통해 본

by 이가연

전생의 나, 현생의 걔,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전생의 내가 너무 감정에 무감각한 모습을 보인 순간이 있어 안타까웠다.


순간 걔는 내가 울어도 눈 하나 깜빡 안 했던 게 떠올랐다. 그런데 오늘 체험 통해 드는 생각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사람이 울면,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달래는 척이라도 한다.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계속 대화를 이어나간 것 아닌가. 울어도 무시해서 '저 피도 눈물도 없는' 하고 씩씩댔던 것도 기억이 난다.


방어 기제다. 공감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공감하면 감당이 안 되니까 자기도 모르게 차단했을 수 있다. 특히나 내가 추측하는 것처럼 ADHD나 HSP가 있다면, (ADHD는 몰라도 HSP는 가능성이 높다) 더더욱 그런 감정 과부하가 올 거 같을 때 냉담하게 억제하며 뭔가 방어 기제를 팍팍 쓴 거 같다.


전생의 내가 살던 집이 원래 사람들이 살던 집이었다. 그런데 뭐가 한바탕 쓸고 갔는지, 텅 빈 집에 홀로 앉아있는 모습이 나왔다. 상실감이 너무 커서, 공허함과 무감각만을 느끼고 있던 것이다.


방어 기제는 생존을 위한 장치이지만, 너무 자주 쓰면 그렇게 아픔도 못 느끼고, 따뜻함도 못 느낀다.


XX아. XX아. 그런 적이 없는데 자꾸 머릿속에 울리는 밤이다. 그리운 건 익숙한데, 아이 부르듯 부르는 건 처음이다. 그런데 그게 어색하지가 않다. 내가 본 전생의 나처럼 그렇게 세상하고 벽을 치고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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