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가 어려운 건 이중성 때문이다. 증상 자체가 이중적이다. 어쩔 땐 감정이 휙휙 바뀌어서, 사람을 당황시킨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굴 수 있다. 그런데 어쩔 땐 화난 상태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거기에만 꽂혀서 주의력 분산이 안 된다.
친구 잘못으로 배를 놓쳐서 1시간을 더 기다려야했을 때가 떠오른다. 친구가 있는 데로 뛰어갔는데 내가 있던 곳이 맞아서 놓친 거라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났었다. 기다리는 동안 친구 얼굴을 쳐다도 안 보고 핸드폰만 했다. 이게 영국인데도 그러면, 한국에선 안 된다. 영국은 1분 1초가 아깝다는 게 기본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화났어도 뇌가 '당장 웃거라.'했을 거다.
이럴 땐 상대방이 본인 잘못이더라도 위축되면 안 된다. 혼자서 주의력 분산은 어렵다. 친구가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뭐라도 말을 걸었다면 좋았을 거다.
지난 연애에서도 발생했었다. 상대는 "완벽한 계획인 줄 알았는데..."했지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짜증난 상태였다. "이미 지나갔잖아. 지금만 생각하자."라고 딱 자르면, 나도 감정 전환이 확 된다.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에 더 화가 나는 거 같다.
이게 ADHD를 알고 나서 좋은 점이다. 감정 조절 기능이 약하단 걸 알았으니, 그거 자체를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못 바꾼다. 약한 거 인정하고, 앞으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할지 생각하기로 했다.
예전에 상담에서도, 사람들 열에 여섯, 일곱은 이렇게 해달라고하면 해준다고 했다. 몰라서 못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는 내가 짜증, 화가 난 상태에서, 상대방이 어쩔 줄 몰라서 눈치 보며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대화를 계속 걸어주면 좋겠다. 주의력이 다른 걸로 전환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5살 짜리 여자 아이가 풍선을 놓쳐서 하늘로 날아가서 막 운다고 치자. 1분 뒤에 솜사탕 파는 거 보고 오도도도 뛰어갈 수 있다. 방금 전까지 풍선 날아갔다고 울었는데, 1분 뒤에 방긋방긋 가능하다.
다르지 않다. 풍선 날아가고 눈물 나는 거 바꾸기 어렵다. (비유적 표현이다.) 난 그동안 이걸 바꾸려했다가 고생만 했다. 할 수 있는 걸 하자.
2탄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