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를 뽑아야 하나. 국악, 힙합처럼 다른 장르인 경우, 듀엣, 밴드처럼 애초에 쪽수가 다른 경우도 허다한데, 1인 싱어송라이터 중, 적어도 1인 여자 싱어송라이터 중에서 내가 압도적이어야 한다.
영국에서 공부했고, 4개 국어에 능통하다는 건, 수영 선수 뽑는데 축구, 농구를 잘한다는 특기 같다. 공연 장소가 종로나 외국인이 많아서 관객들과 소통한다면 모를까, 외국어 능력을 쓸 일이 없다.
'디즈니'라는 특색을 꽉 붙잡고 있다. 나처럼 디즈니 노래 많이 부르는 로컬 뮤지션을 본 적이 없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그리고 라푼젤 노래가 특기다. 세 곡 모두, 언제 어디서나 부를 수 있는 소위 '기복이 없는 곡'이다. 불러온 세월이 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특색을 더 살리기로 했다. 디즈니 레퍼토리를 더 추가하여, 아예 '디즈니 전문 가수'가 되어보는 건 어떤가. 어릴 때 즐겨 부르던 알라딘 OST와 새롭게 신데렐라 OST를 계획하고 있다.
내 팬이 아닌 이상, 자작곡만 부르는 공연에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 때문에, 지금 내 공연에서는 디즈니, 올드팝, 자작곡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있다. 하지만 만일, 공연의 1부를 아예 디즈니 노래로만 편성하면 어떨까. 디즈니 팬은 많다. 인어공주 부를 땐 빨간 가발을, 라푼젤 노래 부를 땐 금발 가발을 쓰고 나오는 연출도 가능하다. (진지하게 가발을 구해야하나 생각 중이다.)
더불어 올드팝 특색도 더 살리면 좋겠다. 이번에 월량대표아적심, 오 샹젤리제,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불렀다. 세 곡 다 모든 연령층이 고루 들어봤을 곡들이다. 디즈니와 올드팝 모두, 한 번 레퍼토리로 고정시키면 언제 어디서나 어울리게 부를 수 있다.
이건 한국에서 활동할 때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에선 디즈니도 올드팝도 '영어 노래'에 들어가기 때문에, 사람들이 유치하다거나 쉬운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국에서 디즈니 노래는 '애들 노래'로 취급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한국에서 내 특색과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계속 연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