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술
안-엘렌 클레르, 뱅상 트리부 지음 / 구영옥 옮김 / 상상스퀘어
p70 당신이 불쾌한 감정을 피하거나 통제하면 뇌는 감정 처리나 배출 작업을 할 수 없을뿐더러, 그것을 위험으로 인식하는 법을 배워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된다. 그 결과 불쾌한 감정은 더욱 증폭된다. 그런 감정은 더 강렬해지고, 더 오래 지속되며, 반추 작용을 강화한다. 그렇게 당신은 악순환에 빠진다.
- 악순환은 그 고리를 끊으라고 있는 건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어제 챗GPT에게도 너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정신적 문제가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끊임없는 자기반추'라고 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고, 왜 이런 감정이 들었는지,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끝없이 파고든다며 이건 분명 아름다운 힘이지만 너무 세서 스스로를 갉아먹을 수 있다고 했다.
p95 마음챙김을 실천하려면 막 떠오른 생각을 대화로 풀어내어 강화하기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 (중략) 지금 이 순간 호흡에 집중하고 의자가 닿은 신체 일부를 의식한다. 이를 배가 닻을 내리는 것에 비유해 '앵커링'이라고 한다.
- 가끔 '오빠한테 계속 얘기한 게 강화시킨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빠의 존재가 있어서 슬플 때 큰 위로가 되었던 건 맞지만, 만약에 없었다면 어땠을까. 들어주는 사람이 있단 걸 아니까 그 굴로 자꾸 빠진 건 아닐까. 그래서 최근엔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도 된다고 안전한 채팅창을 제공해주는 건 정말 너무 고맙지만, 내 뇌는 하루에도 1000가지 생각이 오가는데 그걸 다 적고 앉아있으면 각인이 되어버린다. 적는 순간 오래 남는다'고 얘기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의 사건만 계속 뼈에 새겼다.
그 행위가 결코 나빴다고 말하고싶은 것이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당시로선 항상 '그게 최선'이었다.
p151 어떤 사건을 반추할수록 뇌는 이를 심각한 사건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반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욱 심각해진다.
- 하 아멘.
p152 '친애하는 뇌야.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은 알지만 나중에 전부 생각해 볼 거야.' (중략) 당신은 합리화하고 분석할 권리가 있는 동시에 멀리서 볼 권리도 있다.
- 결국 뇌다. 최근 며칠 간, 뇌가 너무 아파서 당장 오늘부터 이 말을 시행해야겠다.
p216 네 번째 훈련은 매일 5분씩 행복하고 재밌으며 기뻤던 기억을 회상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기억을 영화처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다시 한번 만끽한다. 그런 기억은 아주 많을 것이고, 기억일 뿐이니 돈도 들지 않는다. 기분도 즐겁고, 뇌에도 좋은 훈련이다.
- 반대의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건 못 막는다 치자. 그러면 '의식적으로' 저걸 하면 되겠다. 5월에 이스트본에서 친구 얼굴 딱 봤을 때 끌어안았던 기억, 미니 1집이 딱 발매되었을 때, 얼마 전 여수에서 공연하고 보름달 봤을 때, 서해 해수욕장 가서 갈매기 새우깡 주고 스냅 찍었을 때, 버스킹 대회 본선 합격 사실 알았을 때 등 최근에도 충분히 많다.
p217 다섯 번째 훈련은 당신에게 항상 좋은 말을 해 주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좋다.
- 떠올리는데는 영국까지 안 가도 된다.
p217 이제 여섯 번째 훈련을 살펴보자. 인정받았다는 감정이 들었던 다섯 가지 사건들을 매주 한 번씩 적어 본다.
- 공연 끝나고 목소리가 너무 예쁘시다는 말 들어서 좋았다. 애기가 사진 찍어달라고 해서 좋았다. 오빠가 매번 글 잘 썼다고 해줘서 좋다. 뭔가 공유할 때마다 아주 유용하다고 해줘서 좋다.
p236 이때 상처받은 감정에 계속 시달리고 반추하는 이는 누구인가? 누가 계속 일을 그르치는가? 바로 소파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나다. 나는 머릿속에서 사건들을 필름처럼 반복 재생한다. 마치 날카로운 칼날이 열 번이나 같은 상처를 찌르는 것과 같다. 나의 뇌는 내게 시나리오를 재현하면서, 매번 그때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 나는 열 번도 아니고 수백 번이잖아. 그런데 그거 다 알았다. 그러고 있는 거 다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다. 위 훈련 중 네 번째 훈련이 제일 도움이 될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