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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ADHD와 우울증 다루기

by 이가연

다음주 창원에서 음악 워크숍하는 것과 아이 검정고시 지도 중에 후자를 선택했다.

내려갈 핑계 만들고 싶어서 그렇게 노력했는데, 후자를 선택한 데에도 이유가 있다. 경남을 내려가려면 기차값이 11만 원가량 든다. 게다가 이 더위에 체력 소모도 크다. 그러니 그 기차값과 에너지 소모를 뛰어넘을 만큼 얻는 게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야 움직일 수 있다.

애초에 대구나 부산이었으면 신청도 안 했다. '핑계 만들기'에 워크숍은 이용당한 거기 때문에 내려가면 확실히 얻을 감정이 있다. 현타다. 어느 서울 사람이 창원을 일 년에 3번 내려가나. 영국을 일 년에 3번 간 것보다 더 웃기다. 그런데 봉사는 확실하게 보람과 행복을 얻는다. 아무리 이 친구가 "영어는 망했어요." 하더라도 수업만 와준다면 매일 붙잡고 가르치고 싶다.

평소엔 이거보다 덜 이성적이다. 평소엔 그렇게 열정 넘치게 이것저것 다 찔러보고 ADHD인으로 살아가도 큰 탈 없다.


그런데, 우울증 약을 먹고 있는 시기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한정적인 에너지를 적절히 쓸 수 있다. 어차피 나의 ADHD 자아는 영원하기 때문에, 다음에 다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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