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DHD와 나

ADHD인 알아보기

by 이가연

게이가 '게이더'가 있듯이, 나도 'ADHD더'가 생긴 것 같다.


연예인들은, 일단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ADHD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반복적인 업무, 사무직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본업이 개그맨이 아닌데 툭 던지는 말이 웃긴 사람들은 의심해볼만 하다. 본인이 통제가 안 되게 툭툭 말이 나오는 건데, 비연예인이었으면 또라이 취급 당했을 수도 있다. '저 사람은 연예인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싶은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원래 연예인이 아니었던 기안 84님이 있다. TV에 나와서 웃기니까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비연예인이었으면, 예술인이 아니었으면, 사회 생활 매우 어려우셨을 게 눈에 보이지 않나. 웃긴 이유가, 사회적 신호를 읽지 못하고 말과 행동하기 때문 아닌가. 그게 그렇게 잘 풀리면 그 부분에서 돈을 번다..


ADHD인이 유머 감각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래서 기안 84님도 논란이 많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몇몇 행동만 보면, '어떻게 나이 먹고 저런 민폐 행동을 할 수 있나'싶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진지하게 이야기하시는 모습을 들어보면, 선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어느 연예인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기안이 저런 얘기할 때면 깜짝깜짝 놀란다"라고 말하시는 걸 들었다. 그런 장면 보고 확신의 ADHD라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브런치에 쓰는 글들이나 내가 하는 진지한 말들을 보면, "요즘 애들 같지 않다", "아직 서른도 안 된 선생님인데 가끔 말하는 거 보고 놀란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ADHD 때문에 나오는 행동을 보면 청소년이다. (그래서 애들 눈 높이에서 잘 가르친다는 장점도 있다.)


'분명 본 성향이 그런 사람이 아닌데, 욱하고 상처되는 말을 뱉은 사람', 그런 사람들을 마주칠 때면 나도 '저 사람 ADHD?'하고 이해하려는 습관이 생겼다. (특정 한 사람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ADHD인은 억울할 때가 많다. 본체가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어쩔 때 사회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운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한 번쯤 그렇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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