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여수에서 '아직, 너를'을 부를 때에도, 몰입을 못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뒷부분에서 감정 과잉이 되어서 실수가 있었다.
오늘 공연에서는 지난번과 다르게 만족하게 불렀다. 이 곡을 녹음했을 때, 2절 후렴에서 이제껏 녹음실에서 느껴본 적 없는 전율을 느꼈다. 그 소름의 80%라도 무대에서 발휘하고 싶다. 오늘은 한 70% 정도 나왔다. 그러니 만족했다.
이걸 그냥 운빨에 맡기고 싶지 않다. 기복이 없고 싶다. 그럼 지난번과 이번 라이브를 계속 비교 분석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이번에 노래 부를 땐, 특정 장면, 특정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정말 노래를 충실히 전달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곡 소개를 거의 안 했다. 주저리주저리 사생활을 턴 게 아니라, 이번 5월에 발매한 미니 1집 타이틀곡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이 노래는 사적인 얘기를 배제하고 소개하자. 모든 최근 자작곡이 그런 건 아니지만, 곡 소개를 하면 그 장면, 그 사람이 떠올라버리고, 노래에 영향이 안 좋게 가는 곡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지난번엔 여수에서 1절 벌스부터 가사를 조금 틀렸다. 내 노래니 잘 넘어가긴 했다. 그러니 이번에 부를 땐 시작부터 가사를 안 틀리기 위해 더 '가사 전달'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대회에서도 1절 벌스 안 틀리기를 목표로 하자. 노래 시작하면서 머릿 속이 자동으로 사우스햄튼에 가있는 걸 막을 수도 있단 걸 알았다. 가사를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에 머물 수 있다.
하늘이 '더 프로 뮤지션이 되는 법'을 참 힘들게도 가르친다. 그래도 감사하다.
8월 10일
저녁 7시 30분
강릉 경포호수광장